‘전국에 계신 국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여기는 장충체육관입니다.’
스포츠 아나운서의 박진감 넘치는 음성이 고단한 국민들의 피곤함을 잊게 한 추억의 장충체육관이 50여년만에 ‘복합 문화체육시설’로 재탄생했다.
1963년 2월 국내 최초의 실내체육관으로 문을 연 장충체육관은 2012년 5월 리모델링에 착수해 2년 8개월만에 공사를 마치고 17일 재개관한다. 오후 1시에 열리는 개장식엔 신동파(농구), 장윤창(배구), 홍수환(권투) 선수 등 장충체육관을 빛낸 왕년의 스포츠 스타 100여명이 총출동한다.
장충체육관은 당초 지하1층∼지상3층(연면적 8385㎡) 규모에서 지하2층∼지상3층(연면적 1만1429㎡) 규모로 커졌다. 총 관람석도 접이식 의자를 포함해 4507석으로 늘었다. 하지만 기본 골격은 그대로 유지해 ‘그때 그 자리에서’ 추억을 떠올리며 스포츠 경기를 즐길 수 있다.
신설된 지하2층엔 564.7㎡ 규모의 보조경기장과 헬스장 등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생활체육 공간이 새로 마련됐다. 지하1층은 주민들의 여가활동을 위한 ‘스포츠 활동실’, 지상1층은 주경기장과 선수대기실, 지상2층은 일반관람석과 매표석, 카페테리아, 지상3층엔 일반관람석이 들어섰다.
서울시가 리모델링을 하면서 가장 심혈을 기울인 것은 안전이다.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았던 장충체육관은 돔의 지붕(앵글 트러스)을 모두 철거하고 현대적 기술공법을 이용한 파이프트러스 구조로 교체해 안전성을 확보했다. 기존 철골구조물인 H빔을 파이프로 바꿔 강도를 높인 것이다.
주경기장의 바닥길이가 기존 36m에서 46m로 연장돼 모든 실내 구기종목 경기가 가능해졌다. 또 편안한 경기 관람을 위해 기존의 폭 46㎝ 고정식 좌석을 손끼임 방지시설과 팔걸이가 있는 폭 51㎝의 접이식 좌석으로 교체했다. 가족·연인석 등 테마석과 장애인이 휠체어를 탄 채 관람할 수 있는 공간도 별도로 마련됐다.
장충체육관은 스포츠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 최첨단 음향과 조명, 외벽 흡음시설과 방송중계 설비를 갖춰 뮤지컬, 콘서트 같은 예술 공연을 할 수 있다. 특히 체육관 정면에 설치된 전광판은 국내 실내체육관 중 최대인 350인치(HD급 풀 컬러)로 동영상을 표출한다. 기업회의·인센티브관광·국제회의·전시회(MICE) 산업을 위한 공간으로도 손색이 없다.
접근성도 좋아졌다. 지하철 3호선 동대입구역에서 체육관으로 바로 진입하는 연결통로가 신설됐다. 다만 주차공간이 좁아 주말에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게 좋다. 장충체육관은 태양광, 지열 등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돼 친환경건축물 최우수(그린1등급) 예비 인증도 받았다.
체육관 운영을 맡고 있는 서울시설공단 관계자는 15일 “올 상반기에 120일의 대관예약이 이미 끝났다”며 “앞으로 시민이 운영위원회와 자원봉사 등을 통해 직접 체육관 운영과 개선에 참여토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
추억의 체육관 화려한 부활… 이름 빼고 다 바꿨다
입력 2015-01-16 03: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