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드라마 tvN ‘미생’ 이후 후속작으로 연극 ‘해롤드 앤 모드’를 택한 배우 강하늘(25·사진). 그의 선택은 대중에게 새로웠다. 드라마나 영화로 발길을 옮기기보다 관객과 가장 가깝게 호흡할 수 있는 무대 위에 오른 그는 마냥 행복해 보였다. 미생 팀의 포상 휴가도 포기했다.
무대 위엔 단 두 사람만이 선다. 그와 모드 역을 맡은 연극계의 대모 박정자(73)가 그 주인공이다. 콜린 히긴스의 동명소설이 원작인데 국내에서는 ‘19 그리고 80’이라는 제목으로 2003년부터 2012년까지 6번 공연됐고 이번엔 양정웅(47) 연출이 나섰다. 자살을 꿈꾸며 죽음을 동경해 온 19세 소년 해롤드와 천진난만하고 유쾌한 80세 할머니 모드가 만들어가는 사랑과 우정, 삶에 대한 이야기다. 그는 3월 1일까지 서울 중구 장충단로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무대에 선다.
15일 오후 국립극장에서 만난 강하늘은 “드라마에 출연했던 것 또한 좋은 연극을 대중에게 많이 소개시켜주고 싶었기 때문”이라며 “좋은 작품이기 때문에 많은 관객이 찾아주시는 것 같아 정말 감사하고 뿌듯하다”고 말했다. 지난 9일 막을 올린 ‘해롤드 앤 모드’는 현재 티켓 예매 사이트 인터파크에서 예매율 1∼2위를 다투고 있다.
그는 “브라운관보다 무대에 오르기 직전 느끼는 ‘심장이 쫄깃해지는 기분’이 더욱 크다”며 “연극 작품을 통해 스스로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고 칭찬도 하게 된다. 매번 무대에 얼른 오르고 싶다는 마음”이라고 들뜬 모습을 보였다. 미생 이후 공연장 앞에서 그를 기다리는 팬이 많아졌다는 얘기엔 “퇴근 시간이 조금 늦어진 거 빼고는 정말 감사하다”며 웃었다.
작품을 택하게 된 것은 박정자 때문이라고 했다. 강하늘은 “만나자 마자 (우리가) ‘되겠다. 내가 정말 사랑할 수 있겠다’라는 마음이 들었다”며 “24시간은 누구에게나 주어지지만 반면 아무나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삶을 소중하게 생각할 수 있는 작품으로 관객 모두 해롤드에 감정 이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내 연극계에 대한 사랑과 열정도 드러냈다. “궁극적인 목표는 한국 연극계가 활발해지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는 거예요.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영국 런던 웨스트앤드가 부럽더라고요. 더 좋은 연기자, 연출가, 디자이너가 많이 나왔으면 해요.”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강하늘 “무대에 오르기 직전 심장이 쫄깃해져요”
입력 2015-01-16 0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