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훈(사진)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은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통일에 대해 “남북통일 문제에 있어서는 통 큰 양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회장은 또 한기총의 금권선거 예방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출산 문화를 장려하는 정부 정책에 적극 동참하기로 했다.
이 대표회장은 15일 여의도순복음교회 주최로 서울 중구 태평로 플라자호텔에서 가진 일간지 기자간담회에서 “통일 문제에 있어서는 우리가 ‘갑’의 위치에 있는 만큼 여유를 가지고 북한을 자극하는 행위들을 자제하는 게 바람직하다”면서 “그런 차원에서 (북한에 대해) 일일이 맞대응하거나 조건을 걸어 대화하기보다는 ‘통 크게’ 양보하면서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라진 북한 교회들을 통일됐을 때 재건할 수 있도록 교회마다 ‘1% 통일기금’을 적립하자”고 제안했다.
이 대표회장은 지난해 말 애기봉 성탄트리 설치가 무산된데 대해서도 “대승적인 차원에서 북한을 자극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국내 보수와 진보세력 간에도 서로 대화하면서 조화를 이뤄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기총을 비롯해 교계의 금권선거를 차단하기 위한 구상도 내비쳤다. 이 대표회장은 “(금권선거 논란은) 대부분 선거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라며 “한기총 대표회장 선출과 관련해서는 선거 제도를 탈피하고 교단장들과 교계원로의 협의를 거쳐 추대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고령화·저출산 사회에 따른 제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계의 역할분담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대표회장은 여성가족부 등이 추진하는 ‘아이 돌봄 서비스’ ‘작은 결혼식’ 캠페인 등과 관련, “한기총에 별도 위원회를 만들어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회장은 “한국기독교의 대연합을 이루는 것이 저의 첫 번째 숙제”라며 한국교회연합과의 통합 의지를 밝혔다. 최대 현안인 이단 재심 문제에 있어서는 오는 27일 예정된 정기총회에서 본격적으로 다뤄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회장은 종교인 과세와 관련, “종교인 납세가 시행되더라도 한국교회 목회자의 80% 이상은 (형편이 어려워) 실제 납세 대상이 되지 않기 때문에 자율적인 참여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회장은 “지난해 세월호 참사 이후 여의도순복음교회 등을 주축으로 교인들이 3차례 경기도 안산 재래시장을 찾아가 상인들에게 힘을 실어줬다”면서 “올해도 이 ‘희망나눔 프로젝트’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이영훈 대표회장 “통일 위해 통 큰 양보 필요 한기총 금권선거 없애겠다”
입력 2015-01-16 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