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3.9%→3.4% 대폭 하향 조정

입력 2015-01-16 01:52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과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대폭 낮췄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예상을 크게 밑돌아 올해 경제성장의 출발점 자체가 후퇴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준금리는 2%로 3개월째 동결했다. 현 금리 수준이 경기 회복에 부족하지 않다는 인식에서다.

한은은 15일 ‘2015년 경제전망’을 발표했다. 한은이 내놓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기준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4%다. 지난해 10월 3.9%에서 0.5% 포인트로 내린 것이다. 지난해 4월 내놓은 전망치인 4.2%보다 무려 0.8% 포인트나 낮아진 수치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전망치 하락의 원인을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을 전기 대비 1.0%로 예측했었지만 실적치가 0.4%로 예상보다 크게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올해 한국 경제의 출발점이 예상보다 낮아졌기 때문에 성장률 전망치도 내릴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4분기 실적치가 당초 예측보다 크게 낮아진 이유로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시행과 세수 부족에 따른 정부지출 축소 영향”을 들었다.

이 총재는 올해 경제 전망에 대해 “분기별로 보면 1% 내외의 성장률이 나타날 것”이라며 “전망대로 흐름이 이어진다면 회복세는 지난해보다는 나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올해도 국내 경제 흐름은 대외 변수에 크게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한은은 국제유가 하락세 지속과 미국 경기의 회복세 확대 등을 국내 경제가 호전될 변수로 꼽았다. 소비 및 투자심리 부진이 장기화되거나 중국·유로 지역의 성장세 회복 지연 등은 하방리스크로 꼽혔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당초 전망했던 2.4%에서 1.9%로 낮췄다. 지난해 기록한 1.3%보다는 높지만 정부가 제시한 2.0%보다는 낮다. 한은은 “수요 측면에서의 하방압력이 지속되는 가운데 석유류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담뱃값 인상 등이 반영되면 물가상승률이 2%를 기록할 수 있다고 내다봤지만, 한은은 국제유가 급락이 물가 인상을 억제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 금리를 동결했다. 이 총재는 “한국 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률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는 점, 물가상승률 전망이 낮아졌지만 이는 공급 측 요인인 국제유가 하락에 기인한 점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한은은 현 금리 수준이 실물경기 흐름에 비춰볼 때 부족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때문에 금리 수준은 당분간 동결될 전망이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