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적 가치에 뿌리를 둔 ‘구원, 사랑, 화해, 용서, 자유, 섬김, 돌봄, 희생’이라는 단어가 이미 상투어로 변해 버린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너무나 익숙해져서 낡아버린 말, 그저 그러려니 하면서 듣고 마는 말, 그래서 우리 내면에 아무런 긴장도 일으키지 않는 말은 소음에 지나지 않는다. … 예수가 보인 말의 권위는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교훈의 새로움? 뛰어난 언변? 아닐 것이다. 말과 존재의 틈 없는 일치야말로 그런 권위의 뿌리일 것이다. 예수는 상투어로 변해버린 율법의 언어를 깨뜨려 생명을 담지한 말로 빚어냈다. 오늘 목회자들의 과제가 있다면 상투어로 변해버린 종교적 언어를 우리의 일상 언어로 새롭게 번역하는 일이 아닐까?
‘아슬아슬한 희망’(김기석 지음/꽃자리) 34쪽
[책에서 건진 한 문장] 아슬아슬한 희망
입력 2015-01-17 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