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아웃] 선수들이 영어 공부에 몰두하는 까닭은

입력 2015-01-16 00:26
여자 펜싱 국가대표 최인정(오른쪽)이 14일 서울 태릉선수촌 챔피언하우스에서 영어를 공부하고 있다. 이병주 기자

14일 오후 서울 태릉선수촌 챔피언하우스 1층 로비. 여자 펜싱 국가대표 최인정(25·계룡시청)이 테이블 위에 교재를 펴놓고 강사로부터 영어 회화와 문법를 배우고 있었다. 왜 영어를 배우느냐고 묻자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요즘 운동선수들에게 영어는 필수라고 생각해요. 영어를 못하면 국제대회에서 불이익을 당할 수 있어요. 오심이나 편파판정이 나왔을 때 심판에게 어필하려면 영어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국가대표 선수들은 대부분 영어의 필요성을 알고 있다. 그러나 최인정처럼 열의를 갖고 공부하는 선수는 많지 않다. 훈련이 너무 힘들어 쉬는 시간에 공부를 할 엄두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국가대표뿐만 아니라 해외 진출을 노리는 프로선수들에게도 영어는 필수다. 한국 프로야구 야수로는 최초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강정호(28)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계약을 마무리 짓기 위해 출국하기 전 영어 공부를 많이 했냐는 질문에 “아마 류현진(28·LA 다저스)보다는 많이 했을 것이다. 내가 현진이보다 영어는 낫다”며 웃었다.

해외 진출 선수가 영어를 할 수 있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통역을 옆에 끼고 경기를 할 순 없지 않은가. 훈련 때 감독 지시를 알아듣지 못한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한국 선수들에게 영어 실력은 성적으로 이어진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최나연(28·SK텔레콤)은 진출 첫해(2008년) 영어를 잘하지 못해 플레이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최나연은 2012년 CME그룹 타이틀홀더스 우승 직후 “영어가 늘어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고 했다.

해외 활약 선수 중 외국어에 능통했던 이로는 박지성(34)을 들 수 있다. 일본어, 네덜란드어, 영어를 구사할 수 있다. 박지성은 해외 리그에서 뛰면서 쉬는 날이면 과외를 받았다. 외국어 실력도 경기력의 일부다.

김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