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업계가 연초부터 들썩이고 있다. 시내 면세점 추가 개설 숫자가 예상보다 많은 4곳으로 발표된 데다 세계 최대인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신규 사업자 선정 절차도 이달 말 개시되기 때문이다. 사업자 선정 결과에 따라 면세업계 판도가 크게 뒤바뀔 수도 있는 상황이다.
14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국내 시내 면세점은 모두 16곳으로 서울 부산 제주 지역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여기에 기획재정부가 13일 업무보고에서 투자 활성화를 위해 시내 면세점 4곳을 추가 설치키로 하면서 올해 시내 면세점 숫자는 모두 20곳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당초 시내 면세점은 2∼3곳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지만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증가 추세를 반영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실제 국내 면세점 전체 매출은 2009년 30억3440만 달러에서 지난해에는 79억320만 달러로 2.6배 정도 증가했다. 이 중 외국인 매출은 15억9270만 달러에서 54억5140만 달러로 3.4배 정도 늘었다. 하지만 외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서울 시내 면세점 신규 허가는 2000년 이후 없었다.
면세시장이 커지면서 대기업을 포함해 중소·중견기업까지 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더구나 시내 면세점의 경우 공항면세점과 달리 임차료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아 수익성 면에서도 유리하다. 외국 관광객이 많이 찾는 서울 등에 부동산을 갖고 있는 유통 대기업의 경우 수익성을 더욱 높일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추가 개설이 유력한 서울의 경우 기존 사업자와 신규 사업자 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 파라다이스 면세점 지분을 인수하며 면세시장에 뛰어든 신세계와 제주공항에 면세점을 낸 한화갤러리아가 서울에 면세점을 내기 위해 입찰 참여를 준비하고 있다. 현대아이파크몰까지 최근 시내 면세점 진출 계획을 밝히면서 유통 대기업 간 경쟁이 더욱 달아오를 전망이다.
제주도에선 기존 시내 면세점 특허권자였던 롯데와 신라에 이어 부영그룹이 뛰어들면서 혼전이 예상된다. 롯데와 신라는 각각 서귀포와 제주에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었으나 롯데가 운영하던 면세점 특허가 3월 만료되면서 새 사업자 선정 절차에 들어갔다. 롯데가 기존의 서귀포가 아닌 제주에 면세점을 열 계획이지만 신라나 부영은 서귀포에 면세점을 오픈할 생각이다. 롯데는 특허 취득 시 국내 최대 규모의 중소기업 전문 매장을 약속했고, 신라 측은 균형 발전을 내세우며 맞서고 있다.
이달 말 본격적인 입찰에 돌입하는 인천국제공항은 기존 국내 업체 외에 글로벌 상위 업체까지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수익성 면에서 시내 면세점보다 떨어지지만 해외 진출 등 장기적인 전략 마련 차원에서 유통 대기업의 신규 참여 가능성이 높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면세점 大戰… 업계 판도 바뀐다
입력 2015-01-15 03: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