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모 이주여성들 아기 키울 보금자리… 이주여성지원센터 개소

원치 않은 임신으로 어려움을 겪거나 아이를 키울 수 없는 환경에 놓인 다문화 이주여성과 아동들을 위한 보금자리가 생겼다.

이주민 구호단체인 지구촌사랑나눔(대표 김해성 목사)은 14일 서울 구로구 오류동에 이주여성지원센터를 마련하고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소식을 개최했다.

센터는 지하 1층, 지상 5층 총면적 800m² 규모로 산모와 영아가 생활할 수 있는 방 12개를 갖춰 최대 200명이 머물 수 있다. 센터는 국내체류 외국인 중 원치 않는 임신으로 고민하거나 아기를 키울 수 없게 된 이주여성을 지원할 예정이다. 엄마와 아기가 함께 지낼 수 있는 모자원과 영아원, 조금 자란 아이들이 함께 지낼 수 있는 그룹 홈까지 갖췄다. 상담·정기검진·양육지원 등을 제공하며 형편이 어려운 이주여성의 출산과 양육도 돕는다.

이주여성들의 원활한 상담을 위해 베트남 몽골 캄보디아 중국 러시아 등 15개 언어로 통역이 지원된다. 이곳에는 이주여성 가정뿐 아니라 난민여성, 기혼모 가정 등 인권사각지대에 놓인 이들도 마음 놓고 생활할 수 있도록 받아들일 계획이다.

현재 국내체류 외국인은 불법체류 외국인을 포함해 170여만명으로 추산된다. 외국인 간 결혼과 동거, 출산이 증가하는 가운데 원치 않은 임신과 혼전동거 등으로 인한 출산도 늘고 있다. 이렇게 태어난 아이들은 한국 국적을 취득할 수 없어 정부지원금으로 운영하는 미혼모지원센터에서는 도움을 받기 어렵다.

김해성 목사는 이날 경과보고 및 인사말에서 “1년 전, 15세 된 조선족 여자아이가 낳은 아이를 맡아줄 수 없겠느냐는 국내 한 미혼모센터의 연락을 받았다”며 “국내 미혼모센터에서는 한국국적이 아니면 미혼모나 아기에게 도움을 줄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지난해 5월부터 이주여성과 아이들이 마음 놓고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을 구상했다”고 밝혔다.

이만의 전 환경부 장관은 축사에서 “하나님의 창조섭리에 맞게 생명을 살리는 미션을 수행하는 분들께 깊은 존경과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이주여성이 낳은 아동의 생명도 보호돼야 하고 이주여성이 원치 않는 임신을 했을지라도 돌보고 섬기는 일이 우리의 사명이라고 생각한다”며 “온 천하보다 귀한 한 생명을 살리는 일에 한국교회와 성도들이 함께 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02-863-6622·g4w.net).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