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청와대 문건의 배후라는) 그런 음해를 당하는 것도 기가 막히는데 의도적으로 사진을 찍히기 위해서 그랬다는 누명을 씌우는 것도 기가 막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14일 국회 의원회관 회의실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의 ‘수첩 논란’에 대해 적극 반박했다.
그는 “너무 황당한 이야기라서 신경 쓰지 않고 있었는데 본회의장에서 다른 메모를 찾다가 (사진이) 찍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신이 수첩에 적은 ‘K, Y. 내가 꼭 밝힌다’는 내용에 대해선 “처음에 (이 얘기를) 들을 때 하도 황당한 얘기여서 이것을 메모했다”고 했다.
◇올 한 해 경제 살리기에 ‘올인’=김 대표는 수첩 논란에 집중된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 앞서 읽어 내려간 기자회견문 대부분을 경제 살리기에 할애했다. 기자회견문 초반부터 “올해가 ‘경제 살리기의 골든타임’이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인식에 전적으로 동감한다”면서 “이번 골든타임을 놓치면 앞으로 우리에게 영영 기회가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한 해 동안 모든 당력을 경제 살리기에 쏟겠다”고도 했다.
김 대표는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예로 들며 경제위기를 극복하려면 단기적인 재정·금융정책과 구조적인 개혁 등 ‘근본적인 처방’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사회 전반적인 개혁을 늦추게 된다면 나라와 국민은 일본보다 훨씬 더 어려운 수렁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올 상반기에 꼭 해야 할 공무원연금 개혁의 경우 나라 재정을 생각해 더 이상 미룰 수는 없다”고 했다.
◇“박 대통령과 격의 없는 대화하겠다”=김 대표는 당청 관계에 대해 “지금까지 불편 없이 소통해왔지만 좀 더 밀접한 소통이 필요하다”면서 “박 대통령과 앞으로 정기적으로 만나 격의 없는 대화를 하겠다”고 했다. 또 박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을 언급하면서 “소통에 문제가 있는 게 사실 아니냐”고 반문한 뒤 “그런데 (박 대통령) 본인이 이것을 해결하고 적극 소통하겠다고 말씀하셨으니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지난해 당청 갈등을 초래했던 개헌 문제에 대해선 “국가의 먼 장래를 볼 때 개헌의 필요성은 모두가 공감하지만 경제 살리기의 시기를 놓치면 미래세대에게 큰 고통을 안겨주게 된다”면서 당장 개헌 논의에 착수할 뜻이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김 대표는 자신의 차기 대권도전 의사를 묻는 질문에 “대표 역할을 충실히 하는 것 이외에 어떤 것도 생각할 겨를이 없다”고만 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영입 가능성과 관련한 질문을 받자 “당의 문호를 활짝 열고 천하의 영웅호걸들을 모셔서 경쟁하게 해야 정권 재창출을 할 수 있다”며 “그 대상엔 누구도 배제될 수 없다”고 했다.
◇당내 계파갈등 해소의지도 드러내=김 대표는 당내 계파갈등을 의식한 듯 “당내 다양한 목소리는 장려하되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할 불협화음은 최소화하도록 제가 더욱 더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당내 친박(친박근혜) 주류의 반대에 부닥친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명예이사장의 여의도연구원장 임명에 대해선 “당분간 보류하고 반대하는 사람들을 설득하겠다”고 했다.
김 대표는 공천 문제에 대해 오픈프라이머리 도입 방침을 재확인했다. 선거구 획정과 관련해선 “중대선거구제는 여야 합의가 있어야 하는데 개인적으로 현행 (소선거구제) 틀을 바꾸기 어렵다고 생각하고, 석패율제 도입을 포함해 정개특위에서 모두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인 가석방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그는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기업인들에게 기회를 줬으면 좋겠다고 방법론적으로 이야기했지만 현재로선 어려운 이야기”라고 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靑문건 배후 음해에 고의 노출 누명까지… 기가 막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신년회견
입력 2015-01-15 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