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꿈 커져만 가는 강정호… 멀어져 가는 윤석민

입력 2015-01-15 01:11
메이저리그행이 확실시되는 강정호가 14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구단에서 메디컬체크를 받고 입단 협상을 마무리 짓기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낸 두 한국 선수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 볼티모어 오리올스에 입단한 투수 윤석민(사진)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계약을 앞둔 강정호가 그 주인공이다. 2년차인 윤석민이 올 시즌을 마이너리그에서 시작할 가능성이 커진 반면 강정호는 피츠버그와 4년 1600만 달러 규모의 대형 계약을 눈앞에 뒀다.

볼티모어선을 비롯한 미국 볼티모어 지역 언론들은 14일(한국시간) “벅 쇼월터 감독이 ‘윤석민을 메이저리그 캠프에 초청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쇼월터 감독은 인터뷰에서 “윤석민이 지난해보다는 좋은 공을 던질 것이다. 그렇게 기원하고 있다”면서도 메이저리그 캠프 명단에서는 제외했다.

윤석민은 지난해 2월 볼티모어와 3년 557만 달러에 계약했지만 1군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대신 볼티모어 산하 트리플A 노포크 타이즈에서 23경기 4승8패 평균자책점 5.74로 실망스런 기록을 거뒀다. 올 시즌을 앞두고 윤석민은 몸을 만드는 등 절치부심 하고 있지만 개막 전부터 볼티모어 전력에서 완전히 배제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마이너리그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메이저리그로 올라갈 수 있는 상황이다.

13일 출국한 윤석민이 우울한 소식을 받아든 것과 달리 이날 강정호는 환한 표정으로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방문은 피츠버그 구단 초청에 의한 것으로, 강정호는 15∼16일 메디컬체크에 응할 예정이다. 몸에 특별한 이상이 없으면 입단 협상이 마무리 지어지게 된다. 전날 미 언론들은 스몰마켓인 피츠버그가 4년 1600만 달러라는 예상보다 높은 금액으로 강정호와 계약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말끔한 양복 차림으로 공항에 등장한 강정호는 현지 언론의 보도에 대해 “아직 결정된 것은 없는데 이야기가 나와서 나도 당황스러웠다”면서 “(그러나)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미소를 보였다. 이어 “계약 조건과 관련해 돈보다는 도전에 초점을 맞춘 것인 만큼 꾸준히 기회를 준다면 만족하고 도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예상보다 좋은 계약 조건에도 불구하고 강정호에게 1군 주전 자리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피츠버그 내야진이 탄탄한 편인데다, 강정호가 메이저리그에서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계약 조건에 마이너리그 강등 거부권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즌 초반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면 강정호가 마이너리그에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 물론 몸값을 고려할 때 피츠버그가 강정호를 오랫동안 마이너리그에 방치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가능한 빨리 실력을 입증해야만 한다.

강정호도 인터뷰에서 “전반기 이내에는 기량을 검증받아야 한다”면서 “안주하지 않고 가서 잘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최대한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방문에서 계약이 성사되면 강정호는 미국에 계속 체류하며 시즌을 준비할 계획이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