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의 몸이 그리 건강하지 못하다. 어린 나이부터 비만, 만성 운동부족, 시력 악화 등을 겪고 있다. 현재 학생 건강관리는 보건과 체력 증진의 두 갈래로 나뉘어 있다. 유기적으로 얽혀야 할 두 영역이 학교 현장에서 따로 논다. 건강검진과 체육활동이 별개로 취급되는 실정이다.
◇매년 학생 3만명 ‘비만’ 합류=초·중·고교생 100명 중 15명은 비만이다. 교육부의 학교 건강검사 표본조사 결과를 보면 2009년 13.2%였던 비만 학생 비율은 2013년 15.3%로 늘었다. 매년 0.5% 포인트씩 증가했다. 전국 초·중·고교생이 약 600만명인 점을 감안하면 해마다 3만명이 비만 대열에 합류하는 셈이다.
특히 농어촌 학생이 대도시 학생보다 비만도가 높다. 격차도 벌어지고 있다. 2013년 대도시 비만 초등생 비율은 12.8%였는데 농어촌은 17.0%로 4.2% 포인트 차이를 기록했다. 2011년에는 이 격차가 1.1% 포인트였다.
키는 더 크지 않는데 몸무게는 늘고 있다. 고3 남학생 평균 신장은 2003년 173.6㎝에서 2013년 173.5㎝로 0.1㎝ 줄었다. 여학생은 161.0㎝에서 160.8㎝로 작아졌다. 그런데 체중은 남학생이 67.6㎏에서 68.7㎏으로, 여학생은 55.4㎏에서 56.3㎏으로 증가했다.
이런 데도 신체활동은 부족하다. 하루 60분 이상 1주일에 5일을 운동하는 중·고교 남학생은 100명 가운데 19명, 여학생은 8명에 불과했다(2014년 청소년 건강행태 온라인 조사). 학년과 성별에 따른 차이도 크다. 가장 운동을 많이 하는 건 중2 남학생이다. 이들 중 하루 60분 이상 1주일에 5일을 운동하는 비율은 22.9%다. 반면 가장 적게 움직이는 고1 여학생은 이 비율이 5.8%에 그쳤다.
시력과 치아 건강도 나빠지고 있다. 시력 이상자(나안 시력 0.7 이하 혹은 안경 착용자) 비중은 2009년 46.2%에서 2013년 56.9%로 증가했다. 구강 질환자는 2003년 58.2%에서 2013년에는 63.1%로 늘었다.
◇미래형 건강관리…개인정보 안전장치 갖춰야=학생들은 매년 지정된 의료기관에서 건강검진을 받는다. 하지만 체계적인 후속 조치는 사실상 없다. 교육부는 27일 학생 건강검진 결과를 보호자에게 반드시 통보토록 교육부령을 바꾼다. 바꿔 말하면 그동안 학부모에게 제대로 통보하지 않았던 것이다. 부모가 아이 건강상태를 알더라도 가정형편에 따라 후속조치에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스마트 헬스케어’ 사업은 이런 문제를 해소할 대안으로 평가된다. 실시간 수집·축적되는 학생 건강정보를 토대로 맞춤형 식이요법과 운동관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학생 건강관리가 이렇게 이뤄져야 한다는 점에는 정부 내에서 큰 이견이 없어 보인다.
교육부 관계자는 “잘사는 집 아이들은 건강관리도 잘된다. 빈부 격차가 건강 격차로 이어지는 건 엄연한 현실이다. 학생들의 ‘건강 평등권’ 측면에서도 바람직한 정책”이라고 말했다.
다만 개인정보 문제는 걸림돌이다. 막대한 예산과 인력을 투입해 국민 건강정보를 수집하고 저장하는 일이어서 자칫 개인정보 유출·악용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이 때문에 정부는 이 사업이 성공하려면 무엇보다 사회적 공감대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 관련기사 보기◀
비만에 체력 부실, 시력도 약화… 공부에 치인 학생들 건강 이상
입력 2015-01-15 03:04 수정 2015-01-15 09: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