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스타인 배우 장근석씨가 탈세액과 가산세를 포함해 100억원대를 추징당한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팬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연예인이 납세 의무를 어겼다는 점도 문제지만 보통의 국민들은 상상할 수 없는 거액을 추징당했음에도 고발되지 않아 조세정의가 실종된 것이란 비난이 일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장씨뿐 아니라 연예인들의 탈세가 비일비재한 데다 구조적으로 탈루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잊을 만하면 불거지는 연예인 탈세는 국민들에게 좌절감을 준다. 화면 안에서 늘 바른 모습으로 등장한 그들이 납세라는 기본 의무를 어겼다는 사실은 특히 청소년들의 준법정신 함양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친다. 연예인들의 탈세가 잇따르는 것은 소득을 사후에 신고하고 필요경비를 스스로 산정하는 납세 절차의 맹점을 악용하기 때문이다. 연예인들은 콘서트, 광고출연 등 다양한 소득원이 있기 때문에 제대로 신고하지 않으면 국세청이 쉽게 파악할 수 없다. 특히 행사나 해외에서의 활동은 세금계산서 없이 출연료가 현금으로 지급되는 경우가 많아 탈세 가능성이 높다. 기획사들이 탈세를 조장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무 당국의 보다 엄정한 자세도 요구된다. ‘세금만 걷으면 그만’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사회적 영향력이 큰 공인에 대해서는 조세범칙조사 등을 펴 검찰 고발 등의 수순을 밟아야 한다. 장씨의 경우만 해도 이 정도 규모의 세금을 빼돌렸음에도 추징으로 마무리한 것은 국민 정서를 외면하는 것이다. 유명 연예인들이 사회에 기여하는 바가 적지 않고 해외에 대한민국을 널리 알리는 데 앞장서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특혜나 관용을 베풀어서는 안 된다. 연예인들의 탈세 사건이 끊이지 않는 것도 적발돼봤자 비난 여론을 잠시 견디고 세금만 내면 된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탈세는 자본주의의 근간을 해치는 가장 악질적인 범죄임을 명심해야겠다.
[사설] 장근석의 탈세, 본인은 물론 세무당국도 책임 크다
입력 2015-01-15 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