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을 바꾼다고 선수들의 운명이 바뀔까.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지금까지 이름을 바꾼 선수는 모두 34명에 이른다. 가장 최근에 개명한 선수는 롯데 외야수 이승화(33)다. 그는 ‘이우민’으로 개명 신청을 마치고 법원의 최종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개명 선수가 가장 많은 구단은 롯데 자이언츠로 9명이 개명했다. 그래서 ‘개명 자이언츠’란 별명도 붙었다. 롯데에 유독 개명 선수가 많은 것은 손아섭(본명 손광민·27)의 영향이 크다. 2009년 타율 0.186, 3홈런, 4타점에 그쳤던 손아섭은 이름을 바꾼 2010년 타율 0.306, 11홈런, 47타점을 몰아치며 주전 자리를 꿰찼다.
호주 아시안컵에 출전 중인 슈틸리케호의 신예 공격수 이정협(24·상주 상무)도 원래 이름은 이정기였다. 2013년 부산 아이파크에 입단한 그는 첫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개명 뒤 입대했다. 지난해 상무에서 4골을 터뜨린 그는 아시안컵을 앞두고 대표팀에 처음 발탁되는 행운을 안았다. 과거 엄격한 기준을 적용했던 법원은 2005년 헌법상 행복추구권의 일환으로 개명 조건을 완화했다. 개명으로 선수들의 기량이 갑자기 좋아졌다는 과학적 근거는 전무하다. 오히려 절박한 심정에 개명까지 하고 훈련에 정진한 결과가 아닐까.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
[즐감 스포츠] 프로선수들의 개명 열풍
입력 2015-01-15 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