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공주의가 여전히 강고한 국내 교회보다 재외동포 교회가 적극적인 평화와 화해의 메신저로서 남북 당국의 적대정책을 바꾸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교회가 좌우에 치우치지 않는 화해자 역할을 감당하자는 제안에 많은 사람들이 호응했다.
세계한인기독교총연합회(세기총·대표회장 장석진 목사)는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뉴욕성결교회에서 미주지역 목회자와 국내외 통일 전문가 등 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뉴욕포럼’을 개최했다.
구춘서 한일장신대 교수는 ‘한반도 통일을 위한 신학적 성찰’ 주제의 발표에서 “일부 기독인의 전통적이고 배타적인 반공주의가 바뀌지 않는 한 한반도 평화통일은 요원한 일”이라며 “남북 긴장이 존재하는 한반도 안에서보다 밖에 있는 재외동포 교회에서 평화와 공존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 남북문제 해결에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해외교회들의 활동에 의해 남북긴장 완화의 훈풍이 오고 남북 당국 및 한반도 주변국의 적대정책이 바뀐다면 평화통일이 올 수 있다”고 확신했다. 이를 위해 재외동포 교회가 재외동포사회 네트워킹, 정치적 영향력 확대를 중요한 목회활동의 하나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문영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국교회가 남북한 체제를 초월하는 민족교회로서 화해자 역할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절대사랑의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역설했다. 국제적으로는 미·중·러·일 등 주변 4개국의 복음화 및 재복음화를 적극 추진해 한반도 평화통일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이규영 서강대 교수는 ‘통일을 위한 세계한인교회의 국제관계 역할’이란 발제문을 통해 “세계한인교회들은 정치·군사적 측면보다 남과 북 주민들의 삶의 질 제고, 지속가능한 자연환경 보존 방안 등 새로운 영역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미국 빌 클린턴 행정부 당시 국무부 북한담당관을 지낸 조엘 위트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 객원교수는 기조연설에서 “미국의 적극적이고 강력한 지원과 참여 없이 박근혜 정부가 많은 북한 문제들을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참석자 여러분이 미국 시민이기 때문에 (남북 화해에 대한) 당신들의 생각과 관심을 미 정부에 계속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포럼에 앞서 열린 기념예배에서는 대뉴욕지구한인교회협의회 회장 이재덕 목사가 설교했으며 ‘세계한인기독교총연합회의 역할을 위하여’(원종문 세기총 공동회장), ‘한국교회와 750만 디아스포라 교회의 연합과 일치를 위하여’(송병기 세기총 서기), ‘한반도 평화 통일과 세계선교를 위하여’(김희신 세기총 부회장) 등의 합심기도가 이어졌다.
뉴욕=글·사진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
재외동포 교회 ‘통일 메신저’ 돼야
입력 2015-01-15 03: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