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고층 아파트에서 잇달아 화재가 발생하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132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도 의정부 아파트 화재를 시작으로 나흘 동안 전국의 고층 아파트나 도시형 생활주택, 오피스텔 등에서 불이나 1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13일 오전 9시58분쯤 경기도 양주시 삼숭동 한 아파트 4층에서 불이 났다. 불은 아파트 내부를 모두 태우고 50분 만에 진화됐다. 화재로 집 안에 있던 장애인 황모(23)씨는 숨진 채 발견됐으며 누나(28)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치료받던 중 사망했다. 당시 황씨의 부모는 집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4층에서 피어오르는 연기가 위층으로 퍼져 김모(23)씨 등 이 아파트 주민 4명이 연기를 흡입,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아파트 주민 50여명이 긴급히 대피하는 소동도 빚어졌다.
주민 이모(19)씨는 “‘펑’ 소리가 나서 밖으로 나와 보니 위층에서 불길과 함께 연기가 나고 있어 119에 신고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또 이날 낮 12시30분쯤에는 남양주시 와부읍의 20층짜리 아파트 10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1시간여 만인 오후 1시30분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에 의해 꺼졌지만, 연기를 마신 주민 4명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아파트 고층에 사는 주민 22명은 옥상으로 대피했다가 119 구조대의 도움으로 모두 무사히 내려왔다.
서울에서도 도시형 생활주택에 불이 났다. 이날 오후 6시6분쯤 서울 강북구 번동의 7층짜리 도시형 생활주택에서 불이 나 주민 14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불은 건물 1층에 자리 잡은 주차장에서 시작돼 주차장 일부를 태우고 약 10분 만에 꺼졌다. 이 불로 6명이 연기를 마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같은 날 오전 11시8분쯤에는 세종특별자치시 나성동 8층짜리 도시형 오피스텔 외벽에서 불이 나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소방대원에 의해 45분 만에 꺼졌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주민 수십명이 놀라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앞서 지난 12일 오전 8시30분쯤에는 제주시 외도동 아파트 6층에서 불이나 화장실과 거실 15㎡를 그을리고 내부 집기 등을 일부 태워 65만원 상당(소방서 추산)의 재산피해를 내고 8분 만에 꺼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13일부터 20일까지 1차로 6층 이상의 도시형 생활주택, 상업·준주거·준공업지역 내 도시형 생활주택, 외단열로 마감한 도시형 생활주택의 안전 여부를 긴급 점검키로 했다”며 “21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2차 점검을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의정부=정수익 기자
양주·남양주·서울·세종…‘화재 공포’ 1월 13일 4건 잇달아
입력 2015-01-14 1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