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이슬람인도 독일의 한 부분”이라며 ‘반(反)이슬람 운동’의 확산을 경계하고 관용을 당부했다.
메르켈 총리는 12일(현지시간) 독일을 방문한 아흐메트 다부토울루 터키 총리와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메르켈 총리는 “나는 독일의 총리”라며 “독일은 이슬람뿐 아니라 어떤 종교와도 평화공존하기를 원한다. 어디 출신인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반이슬람 운동을 견인하고 있는 ‘유럽의 이슬람화를 반대하는 애국적 유럽인들(PEGIDA·페기다)’ 주도의 월요시위가 열리는 상황에서 총리가 직접 관용과 공존을 강조하며 진화에 나선 것이다.
메르켈 총리와 연방정부 각료들은 같은 맥락에서 13일 베를린 브란덴부르크문 앞에서 열리는 이슬람 교계와 터키계 단체 주관의 이슬람 ‘관용집회’에 참석할 계획이다.
집회에는 메르켈 총리와 주요 각료뿐 아니라 연방의회 의원들과 노조, 재계 지도자들이 총출동해 최근 발생한 파리 테러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특히 요아힘 가우크 독일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반이슬람 운동의 위험성을 지적하고 하나 된 독일을 역설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독일에서 촉발된 반이슬람 정서는 ‘옆 동네’인 네덜란드로 옮겨 붙었다. 반이슬람을 기치로 내세운 극우정당 자유당이 날로 위세를 더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네덜란드 현지언론 ‘데혼트’가 전날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해 이슬람과 이민, 유럽연합(EU)에 반대하는 자유당의 지지도가 1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조사에서 자유당은 당장 총선을 치를 경우 전체의석의 20%에 달하는 31석을 차지해 의석수가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메르켈 “이슬람인도 독일의 한 부분”
입력 2015-01-14 02: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