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방의 흐느낌 아닌 광장의 통곡이 되길…”

입력 2015-01-14 03:52
13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열린 ‘금요일엔 돌아오렴’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유경근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 대변인이 발언하고 있다. 책에 인터뷰가 실린 유가족 정부자씨가 그 옆에서 눈물을 닦고 있다. 창비 제공

단원고 학생들은 3박4일의 수학여행을 마치고 금요일에 돌아오기로 되어 있었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가 났고 그로부터 9개월, 서른아홉 번의 금요일이 지나도록 학생들은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가족들이 기다리는 그 금요일은 아직 오지 않았다.

“금요일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이 작은 선물 하나 들고, 3박4일의 추억을 한 아름 안고, 가족들 품으로 돌아오는 금요일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지금도 여전히 2014년 4월 16일 아침에 머물러 있습니다.”

유경근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 대변인은 13일 ‘금요일엔 돌아오렴’(창비) 출간에 맞춰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유가족들은 지금도 4월 16일 아침에 서서 금요일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책에는 돌아오지 못한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의 아버지 어머니 13명의 인터뷰가 담겨 있다. 김순천씨를 비롯해 유해정 배경내 박희정씨 등 12명의 작가들이 인터뷰와 저술을 담당했고, 윤태호 유승하 홍승우씨 등 만화가 8명이 삽화를 제공했다.

작가기록단 김순천 단장은 “이 책은 참사 이후 240여일간 유가족들이 겪은 이야기이자 평범한 시민들이 하루아침에 유가족이 된 이야기”라며 “죽은 아이들이 우리들에게 이 세상이 어떤 세상인지 똑똑히 알려주었다”고 말했다.

책에 실린 유가족을 대표해 간담회에 나온 단원고 2학년 6반 신호성 학생의 어머니 정부자씨는 “진실을 밝혀주세요. 제발 우리 부모들 살게 해 주세요”라고 울먹였다. 정씨는 “새벽에 일어나서 애 사진 쓰다듬고, 꿈속에서는 바다 밑을 헤매고, 울다 울다 숨이 안 쉬어지면 응급실을 드나드는 생활을 하고 있다”며 “세월호를 인양하고 진실을 밝혀서 부모들이 사회로 나갈 수 있게 도와 달라”고 부탁했다.

작가기록단 소속 유해정 작가는 “이 책을 읽는 것이 골방의 흐느낌으로 끝나지 않고 광장의 통곡이 되길 바란다”며 “우리 모두가 지난해 했던 약속 ‘잊지 않겠습니다’를 실천하는 방법으로 이 책을 읽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출판사와 작가, 유가족들은 이 책을 들고 전국에서 북콘서트를 개최할 예정이다. 29일 안산에서 첫 북콘서트가 열리며, 2월 5일 조계사에서 서울 북콘서트가 예정돼 있다. 이후 대구 광주 대전 부산 등으로 북콘서트를 이어간다. 이 책의 수익금 전액은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기리고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공익적 활동에 기부된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