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 천하 FIFA-발롱도르 2연패

입력 2015-01-14 01:02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0·레알 마드리드). 그는 끊임없이 자신의 한계에 도전했고 사회적 약자를 배려했다. 훌륭한 인품이 드러나자 동료들은 존경했고 팬들은 사랑했다. 그가 지난해에 이어 국제축구연맹(FIFA)-발롱도르(Ballon d’Or) 2연패를 달성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호날두가 13일(한국시간)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2014년 시상식에서 최고 선수상에 해당하는 FIFA-발롱도르(Ballon d’Or)를 차지했다. 2008년 수상까지 더하면 통산 세 번째다. FIFA 가맹국의 감독, 주장, 기자로 이뤄진 선거인단 투표에서 37.66%의 지지를 얻어 리오넬 메시(15.76%·FC 바르셀로나)와 마누엘 노이어(15.72%·바이에른 뮌헨)를 제쳤다.

◇“매일 발전하도록 노력하겠다”=호날두는 지난해 소속팀과 포르투갈 국가대표팀을 오가며 61골을 터뜨렸다. 특히 지난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선 17골을 넣어 1962-1963 시즌 호세 알타피니(전 AC 밀란)와 2011-2012 시즌 메시가 세운 종전 한 시즌 대회 최다 골(14골) 기록을 갈아 치웠다. 이번 시즌 호날두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16경기에 출전해 26골을 터뜨리며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다.

호날두는 시상식에서 “이런 상을 받는 것은 정말 특별하다”면서 “어머니, 아버지, 나를 바라보는 아들을 위해 매일 발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자기관리와 훈련에 철저하다. 술과 담배는 입에 대지 않는다. 축구사의 전설로 통하는 지네딘 지단은 레알 마드리드 코치 시절 호날두에 대해 “훈련장에 가장 먼저 도착해 가장 늦게 떠난다. 팀 훈련이 끝나고 나면 개인훈련을 하기 위해 2시간 더 남아 있더라. 호날두의 한계는 알 수 없다. 그는 타고난 승부사다”고 혀를 내둘렀다.

◇“수많은 장애물을 극복했기에 승리할 수 있었다”=호날두는 1985년 포르투갈의 작은 섬 마데이라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가난했다. 아버지 디니스가 알코올 중독에 시달려 어머니 돌로레스는 청소부로 일하며 생계를 책임져야 했다.

호날두는 15세 때 의사로부터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들었다. 심장이 정상인보다 두 배 빠르게 뛰어 축구를 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가족은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악착같이 돈을 벌었고, 일년 후 마침내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그는 그라운드 안팎에서 환호와 함께 무자비한 욕설과 조롱에 시달렸지만 굴하지 않았다. 호날두는 삶의 장애물에 분노하고 불평하는 대신 인정하고 받아들였다.

◇자선 활동으로도 유명=그는 1919년 출범한 국제 아동구호단체 ‘세이브 더 칠드런’과 함께 전 세계 아이들이 굶주리지 않고 자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2012년 소말리아 어린이들을 위해 3000만 달러(약 324억원)를 기부했으며 공익 광고엔 출연료를 받지 않는다. 그는 “나 역시 한 아이의 아버지다. 전 세계의 모든 아이들이 내 아들과 똑같은 기회를 얻기 바란다”고 말했다. 호날두는 2009년 미국에서 여름휴가를 보내다 우연히 만난 한 여인과 하룻밤을 보냈다. 이듬해 그 여인이 자신의 아이를 출산했다는 사실을 알고 직접 아이를 키우며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피하지 않고 당당하게 돌파해 오히려 축하와 축복을 받았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