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온의 소리-이형원] 희망 사회를 위한 전제 조건

입력 2015-01-14 00:29

다사다난했던 2014년이 저물었다. 좋은 일들이 많이 생길 것이라는 희망을 안고 2015년이 시작됐다. 지난해 대한민국 10대 뉴스를 보니 세월호 참사를 비롯해 땅콩회항 파문, 가혹행위 총기난사 방위산업비리 등으로 얼룩진 군 비리, 고위직 인사 파동, 청와대 문건 유출 등이 특히 눈에 띈다.

이들 사건이 시사하는 바는 크다. 우리 사회가 불의와 비리에 병들어 있고, 사회적 약자들은 억압과 무관심으로 고통 받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한 해 우리 국민들은 이런 사건들 속에서 마음 편한 날이 없었다. 상실감과 불안감, 거룩한 분노 속에서 지냈던 것 같다.

그래서 새해를 맞이하는 우리 국민들은 지난해와 다른 해가 되길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더 안전하고 평안하며, 개인과 가정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공명정대해지기를 기도한다. 그런데 우리가 기억해야 할 중요한 사실이 있다.

안전과 평안, 공의가 넘치는 가정과 직장과 사회는 팔짱만 낀 채 방관하거나 두 손 모아 기도만 한다고 해서 결코 이루어지지 않는다.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하며, 특히 주 예수로부터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 부름 받은 그리스도인들이 가장 먼저 앞장서야 한다.

모두에게 권하고 싶은 성경 구절이 있다. 많은 구약학자들이 구약성서 최고의 구절로 간주하고 있는 말씀이다. “사람아 주께서 선한 것이 무엇임을 네게 보이셨나니 여호와께서 네게 구하시는 것은 오직 정의를 행하며 인자를 사랑하며 겸손하게 네 하나님과 함께 행하는 것이 아니냐.”(미 6:8)

기원전 8세기 이스라엘과 유다 백성들은 하나님의 택한 백성이라는 자부심만 내세웠다. 그 결과는 정치 경제 사회 종교 등 사회 전반에 걸쳐 부정과 부패, 폭력과 거짓이 난무하는 세상이었다. 사회 여러 분야의 지도자들은 사리사욕에 눈이 멀어 불의를 행하며 서민들의 아픔을 외면했다. 일반 백성들도 더불어 사는 이웃들에게 거짓과 불신, 다툼과 포학함으로 서로의 행복과 권리를 빼앗았다.

공동체는 파국의 길로 치달았다. 그들의 우상숭배는 하나님의 진노를 촉발했다. 당시 시골 출신의 예언자 미가가 하나님의 예언자로 부름받았다. 그는 자신이 속한 사회 구성원들이 실천해야 할 삶의 덕목을 제시했다. 구원으로 이끌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사실 이 덕목들은 구약성서 여러 곳에서 강조해 온 삶과 신앙의 중요한 덕목들을 집약한 것이요, 기원전 8세기의 위대한 예언자들, 곧 아모스(정의)와 호세아(인자), 이사야(거룩·겸손)가 강조한 덕목들을 모아 놓은 것들이다.

다시 말해 이웃들을 정의롭게 대하며, 인자(자비·친절·선행)를 베풀며, 하나님과 동행하며 그분 앞에 겸손하게 살아가는 것이 하나님이 원하시는 필수 요건이요 희망을 지닌 사회로 회복시키기 위한 전제 조건이라는 것이다. 미가는 백성을 향해 이 말씀을 외친 것이다.

올 한 해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성서적인 정의’를 실천해야 하겠다. 구약성서에서 강조하는 성서적 정의란 사람들을 대할 때 외적인 조건들에 따라 대하지 않고 그들의 인품과 실력에 따라 대하는 것을 의미한다. 히브리어로 ‘미스파트’다. 또 항상 진실을 말하며 사는 것을 말한다. 히브리어로 ‘체다카’라고 한다. 아울러 ‘인자를 사랑하며’ 살아가야 한다. 우리보다 어려운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는 이들을 향한 거룩한 배려, 나눔, 섬김을 실천해야 한다. 동시에 하나님과 동행하는 가운데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늘 묻고 그것에 순종하며 살아야 할 것이다.

그리할 때 올 한 해 우리 사회는 분명히 평안과 행복이 가득한 사회를 목도할 것이다. 2015년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사회 곳곳에서 희망의 전령사들이 되기를 바란다.

이형원 교수 (침례신학대 대학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