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허삼관’ 감독 겸 주인공 하정우 “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될 것”

입력 2015-01-14 01:11
시사회 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는 감독 겸 주인공 하정우.

‘허삼관’은 ‘롤러코스터’(2013)를 통해 성공적으로 감독 데뷔한 하정우(37)의 첫 상업영화다. 특유의 재치와 입담을 선보이며 꽤 괜찮은 가족영화 한 편을 완성했다. 지난달 22일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그와 얘기를 나눈데 이어 지난 9일 시사회 직후 가진 간담회에서 작품에 대해 궁금한 것들을 물어봤다.

-연출에 주인공까지 맡게 된 계기는?

“원래 다른 감독이 나를 주인공으로 캐스팅해 찍기로 했는데 틀어졌다. 돌고 돌다 다시 내게로 왔다. 나이 마흔이 되기 전에는 하지 않으려 했는데 덜컥 연출과 주역을 맡게 됐다. 그것도 운명이라면 운명이다. 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될 것 같다.”

-아직 미혼인데 세 명의 아들을 둔 아버지 역할은?

“쉽지는 않았지만 그렇게 어려운 것도 아니었다. 고전적이고 완고한 성격의 아버지보다는 위트가 있고 능청스런 캐릭터다. 일락이의 배역이 크기 때문에 어릴 적 생각도 하고 우리 아버지(배우 김용건)도 떠올리면서 나름대로 인물을 만들어냈다.”

-하지원은 어떻게 캐스팅했나?

“절세미인이면서도 가정적인 허옥란의 이미지에 적임자라고 생각했다. 하지원이 쉬는 날 무조건 찾아가 출연을 요청했다. 촬영 중에 호흡이 잘 맞았다. 같은 하씨니까(웃음). 좀 쑥스러운 얘기지만 오직 하지원을 위해 발행한 잡지 ‘허삼관’을 건넸을 때 감동받았다고 한다.”

-하정우식 재미가 있다면?

“원작 소설이 워낙 훌륭하고 탄탄해 2시간 안에 어떻게 소화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평범한 소시민의 애환을 익살스럽게 껴안으려 했다. 허삼관의 별명이 원래 ‘자라 대가리’인데 ‘종달새의 왕’으로 바꾸었다. 유쾌한 재미를 주기 위해서다.”

-작품마다 화제를 모은 ‘먹방’ 장면은?

“이번에는 직접 ‘먹방’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잠자리에서 배고파하는 아이들을 위해 고기왕만두를 만들어 주는 모습으로 아쉬움을 달랜다. 아이들이 고기왕만두와 생선조림, 고구마를 맛있게 먹는 장면도 침을 삼키게 할 것이다.”

이광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