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금리 인하’에 대해 언급하면서 주요 국고채 금리가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는 등 시장에 혼선이 빚어졌다.
박 대통령은 12일 “금리 인하 관련해서는 거시정책을 담당하는 기관들과 협의해 시기를 놓치지 않고 적기에 대응해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원론적인 이야기로 들릴 수도 있지만 경기 부양을 위해 확장적 통화정책을 바라는 정부의 스탠스와 맞물리면서 시장은 ‘금리 인하’에 방점을 찍었다.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화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박 대통령 발언에 채권 시장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기자회견 직후인 오전 11시30분 기준 국고채 3년물 금리는 기준금리보다도 낮은 연 1.997%를 기록했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지표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047% 포인트 내린 2.009%, 10년물 지표금리는 0.092% 포인트 하락한 2.447%에 마감됐다. 모두 사상 최저치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발언 내용에 대통령 본인이나 정부 의지가 실린 것이라면 금리가 추가 인하될 것”이라며 “한은이 독립성을 강조해도 통수권자의 국정 운영 큰 그림에서 벗어나기는 어렵다”고 해석했다.
반면 해프닝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신홍섭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자의 질문에 대답하다가 나온 일종의 해프닝일 수 있다”며 “그러나 이미 금리 인하 기대감을 키우던 시장에선 대통령의 이번 발언으로 인하 기대감이 강화됐다”고 말했다.
윤여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추가 금리 인하는 어려울 것이라고 봐온 시장 참가자들에겐 충격적일 수 있다”며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 기대를 충분히 유지시킬 수 있을 정도의 발언”이라고 평가했다.
금리를 결정하는 한은은 박 대통령의 이날 발언이 독립성 훼손 논란으로 옮겨붙을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였다.
장병화 한은 부총재는 “금리 정책을 적기에 잘 운용할 것이라는 점을 밝힌 원론적 말씀으로 이해된다”며 “금리 정책은 금통위가 객관적, 중립적 입장에서 잘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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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1-13 01:18 수정 2015-01-13 10: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