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올해 키워드는 ‘평화통일’ ‘개혁’ ‘연합’이었다. 국민일보는 국내 주요 연합기관과 교단 대표 등의 신년메시지와 신년하례예배 내용 등을 분석, 이 같은 키워드와 주제의식을 확인했다.
◇평화통일=광복 70주년, 분단 70년을 맞는 올해 한국교회는 ‘평화통일’을 최대 과제로 꼽았다. 교회연합기관과 교단들은 예외 없이 평화와 통일을 위해 노력하는 한 해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김영주 총무는 신년메시지에서 “한반도의 평화를 더 이상 유보할 수 없다”며 “민족의 화해와 평화가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는 계기를 만드는 한 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이영훈 대표회장도 신년하례회에서 “올해 광복 70주년을 맞이하는 만큼 통일한국을 위한 기도운동과 선교기금 1% 적립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전용재 감독회장 역시 신년예배를 통해 “민족의 평화통일을 위해 우리가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적극 고민해야 한다”고 설교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은 ‘민족공동체의 치유와 화해, 평화통일을 위한 2015’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평화통일을 위한 구체적인 행동계획을 발표했다. 예장통합은 지난 2일 숭실대와 ‘광복 70주년 기념 한반도 화해평화통일교육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통일인재 양성과 통일교육 교재 개발을 함께 하기로 했다. 오는 3월 1일 주일에는 ‘2015년 분단의 자리에서 생각하는 3·1운동과 기독교’를 주제로 공동예배를 드리기로 했다.
예장백석 장종현 총회장은 ‘회개와 용서’로 통일의 기틀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그는 신년사에서 “하나의 조국을 지키지 못한 우리의 죄를 먼저 고백하고 북녘의 형제를 용서해야 한다”며 “그래야 주님이 우리를 용서해주신다. 회개와 용서가 있어야 우리는 화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개혁=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고 교인 수마저 줄어드는 한국교회의 현실에서 ‘개혁’은 빠질 수 없는 주제였다. 성장주의에 매몰되고 비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못했던 모습을 극복하자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았다.
예장합동 백남선 총회장은 “오직 하나님만 바라보며 공의에 기초해 스스로를 개혁하는 자세로 나아가되 사랑으로써 화합하며 사람을 살리는 일을 해야 하지만 부족했다”며 자성을 촉구했다. 백 총회장은 “다윗은 왕이 돼서 정의와 공의를 행했다(삼하 8:15)”며 “의로운 그에게는 뇌물과 권모술수 등 불의가 통하지 않았다”고 했다. 자본에 물든 교회의 모습을 경계한 것이다.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는 개혁을 위해 ‘이웃과의 연대’를 강화하기로 했다. 기장 황용대 총회장은 신년사에서 “올 한 해 이 땅에 소외된 이웃을 돌아보며 우는 자들과 함께 우는 연대와 동참을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라며 “불의한 일을 바로잡고 이 땅에 하나님의 정의가 실현될 수 있도록 십자가의 행진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예수교대한성결교회(예성) 이종복 총회장은 “함께 회개하고 내려놓을 부분을 과감히 내려놓고 격려하며 힘을 합하겠다”며 “모든 교직자가 행복해하는 교단, 다음세대 후진양성에 힘쓰는 교단이 되겠다”고 말했다.
◇연합=분열된 한국교회를 다시 하나 되게 하자는 다짐도 많았다. 특히 보수와 진보, 이단 문제 등으로 갈라진 한기총과 한국교회연합(한교연), NCCK는 새로운 연합과 일치를 이루는 2015년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한기총과 한교연은 연합을 향해 한걸음 다가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한기총 이 대표회장은 신년사에서 “한국교회가 보수와 진보를 넘어 성령 안에서 연합하고 화합하는 데 매진할 것”이라며 “하나 된 목소리로 ‘예 할 때 예 하고 아니오 할 때 아니오(마 5:37)’라고 말하겠다”고 했다. 한교연 양병희 대표회장도 교회연합에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양 대표회장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부여하신 사명, 곧 교회 일치와 연합을 통한 교회의 하나 됨에 발 벗고 나서겠다”며 “한국교회가 오랜 갈등과 반목의 낡은 옷을 벗고 화해와 사랑의 새날을 맞아들이게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말했다.
보수와 진보를 대표하는 한기총과 NCCK의 연합도 구체화될 전망이다. 2012년부터 명맥이 끊긴 ‘부활절 연합예배’가 올해 한기총과 NCCK 공동으로 열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NCCK 김 총무는 지난 8일 기자회견에서 “지금부터 (한기총과) 차근차근 협력·협의하며 준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회장은 한기총을 중심으로 부활절 연합예배와 같은 기독교 연합행사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교단 간의 연합도 더욱 구체화될 전망이다. 예장대신과 예장백석은 통합협상단을 구성해 통합 밑그림 그리기에 들어갔다. 예장백석 장 총회장은 “올해 한국교회가 해야 할 한 가지의 일은 연합”이라며 “아펜젤러와 언더우드 선교사가 입국한 지 130년이 되는 해인데, 두 선교사는 교파도 다르고 하는 일도 달랐지만 복음을 전하는 일에 마음을 합했다”고 강조했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
평화통일 기원… 교회 개혁·연합 실천
입력 2015-01-13 0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