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의 부채비율이 갈수록 악화돼 재무구조에 빨간불이 켜졌다.
재벌닷컴이 2010∼2013년 10대 그룹의 부채 현황을 조사한 결과 한진그룹의 부채비율은 2013년 말 기준 452.4%로 10대 그룹 중 가장 높은 것으로 12일 나타났다. 두 번째로 부채비율이 높은 한화그룹(144.8%)의 3배에 달하는 수치다.
한진그룹의 재무구조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급격히 나빠졌고, 2009년부터 주채권은행과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맺어 재무 개선을 추진해 왔지만 재무 여건은 오히려 나빠졌다. 특히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재무 상태는 지난해 한진해운 인수로 크게 악화했다. 대한항공의 부채 총액은 2013년 말 18조7000억원에서 지난해 9월 말 현재 19조3000억원으로 6000억원 증가했다. 이 중 차입금은 5조6000억원으로 9개월 만에 1조2000억원이 늘었다. 대한항공은 최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창사 이래 최대인 50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방식의 유상증자에 나서기도 했다. 산업계 안팎에서는 한진그룹이 서둘러 구조조정에 나서지 않으면 몰락의 길을 걸은 부실기업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한진그룹 관계자는 “대당 가격이 수천억원에 달하는 항공기는 보통 은행을 통한 부채의 형태로 매입을 해 항공업은 타 업종에 비해 부채비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면서 “최근 공격적 투자로 차입금이 늘다 보니 부채규모도 더 커졌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대한항공의 자회사 한진에너지가 보유한 에쓰오일 지분이 조만간 매각될 예정이어서 현금 유동성에 숨통이 트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노용택 유성열 기자 nyt@kmib.co.kr
한진그룹 부채율 ‘452%’ 10대그룹 중 최고
입력 2015-01-13 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