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정부로부터 할당받은 온실가스 배출권을 사고파는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시장’이 12일 개장했다. 첫날 거래량은 1190t, 거래대금은 974만원으로 많지 않았다. 초기에는 거래가 부진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활성화돼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배출권 거래시장에서 KAU15(2015년 이행연도 할당배출권)가 7860원에 거래를 시작해 장중 고가인 8640원에 마감했다. 이는 유럽에너지거래소(EEX)의 배출권 가격인 6.7유로(8560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배출권을 할당받은 525개사 중 499곳과 공적 금융기관 3곳(수출입은행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 502개사가 회원으로 시장에 참여했다. 거래는 정부 허용량보다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한 기업이 남는 배출권을 팔고, 허용량을 초과한 기업은 그만큼 배출권을 사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거래시간은 오전 10시부터 낮 12시까지 2시간이며 가격제한폭은 기준가격의 ±10%다. 주식시장과 같은 경쟁매매가 기본 방식이지만 당사자 간 협의매매도 가능하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배출권 거래제는 1차 계획 기간이 올해부터 2017년까지이며, 2025년까지 3차에 걸쳐 시행된다. 이번 1차 계획에 따른 배출권 거래는 기업들이 선뜻 나서지 않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상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배출권을 이월하거나 차입할 수 있기 때문에 초기엔 시장 참여자들이 거래 추이를 관망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2차 계획이 시작되는 2018년부터 거래가 활발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스몰캡팀장은 “우리나라가 온실가스 배출 세계 7위이고, 포스트 교토의정서의 의무감축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아 2차 계획 때부터 배출권 거래제가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온실가스 배출권 시장 오픈… 첫날 1190t 거래 그쳐
입력 2015-01-13 0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