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22일 S(33)씨는 서울 강남대로에서 외제차량을 타고 다니며 성매매 전단지 5∼6장을 차창 너머로 살포하려다 잠복중이던 강남구 특별사법경찰에 붙잡혔다. S씨 차량 트렁크에서는 각기 다른 4개의 휴대 전화번호가 인쇄된 성매매 전단지 6만장이 쏟아져 나왔다.
조사결과 S씨는 같은해 11월 20일부터 자신의 승용차를 이용해 성매매 전단지를 도로에 살포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11월에는 강남역에서 오토바이를 이용해 성매매 전단지를 뿌리던 K(47)씨가 검거됐다. 특별사법경찰이 K씨를 통해 전단지를 배포한 업소를 추적한 끝에 인근 오피스텔에서 전단지 16만장을 수거하고 성매매 영업장 16곳을 폐쇄했다.
서울 강남구가 성매매 퇴폐업소와 3년째 전쟁을 벌이고 있다. 난관이 많았지만 의미있는 성과가 나타나면서 전국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경찰청과 지방검찰청에서도 벤치마킹을 위한 문의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강남구는 전국 최초로 ‘시민의식 선진화 저해사범 전담팀’(특별사법경찰)을 구성해 2013년 1월부터 불법·퇴폐전단지 배포자 현장검거, 전단지 전화번호 사용중단, 전단지 배포 성매매업소 강제철거 등 3중 특별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우선 전단지 상습 배포지역의 순찰과 잠복근무, 민원신고를 통해 배포자를 현장에서 검거하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오토바이를 이용한 성매매 전단지 배포자 3명, 승용차를 이용한 배포자 1명, 도보로 배포한 2명 등 총 6명을 검거해 청소년보호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성매매 전단지 전화번호 사용차단은 2013년 1월 이후 현재까지 560건에 달한다. 한달 평균 24건에 해당한다. 성매매 업소들이 최근에는 단속을 피하기 위해 전화번호를 기재하지 않고 고무도장으로 번호를 바꿔 찍어가며 전단지를 배포해 단속반의 애를 먹이기도 했다. 하지만 강남구는 성매매 전단지가 완전히 근절될 때까지 전화번호를 추적해 사용을 중지시킨다는 방침이다.
가장 강력한 방법은 전단지의 최종 목적지인 성매매 업소를 찾아내 철거하는 것이다. 강남구가 전단지 배포의 진원지로 지목해 폐쇄한 성매매 업소는 오피스텔 5곳, 키스방 5곳, 마사지 6곳 등이다.
강남구 특별사법경찰들이 매서운 추위를 견디며 최근 한달여간 꼬박 밤을 새워 불법 전단지를 완전히 근절한 곳은 강남대로다. 한때 성매매 전단지가 넘쳐났던 이 곳은 이제 깨끗한 거리로 탈바꿈했다. 성매매 전단지 척결에는 여성인 신연희 강남구청장의 의지가 반영됐다.
강남구 관계자는 12일 “강남에서 성매매 전단지를 뿌리뽑겠다는 구청장의 굳은 의지가 성과를 낸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
강남대로가 깨끗해졌다… “불법 성매매 전단지 근절” 강남구, 3년째 특별 단속
입력 2015-01-13 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