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환경농약과 친하지 못해… 병충해 기승 농사 포기 속출

입력 2015-01-13 01:08
친환경 생물농약에 적응하지 못해 농사를 포기하는 농가들이 늘고 있다. 친환경 농경지에 병해충이 기승을 부리면서 수확량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전남도는 2007년부터 농협과 함께 친환경 생물농약 사용운동을 벌이고 있다. 친환경 농산물을 선호하는 소비자 증가 추세에 맞춰 농가들도 화학농약 대신 친환경 생물농약을 적극적으로 사용해왔다.

전남은 국내 최대의 친환경 생물농약 사용지역이다. 2006년 한해 농협이 도내 농가에 판매한 친환경 생물농약은 3억∼4억원이었으나 2007년 31억여원으로 급증했고, 2009년에는 49억여원으로 집계됐다. 이후 50억∼60억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친환경 생물농약은 천적을 활용한 농법이다. 육식성인 무당벌레를 활용해 벼, 보리 등의 당을 빨아먹고 사는 진딧물을 없애는 방식 등이다. 하지만 친환경 농경지가 밀집한 영암지역의 경우 지난해 4800㏊의 친환경 벼 재배단지 가운데 2000여㏊에서 벼 도열병 피해가 발생했다. 함평과 나주, 강진 등도 비슷해 도내 전체의 도열병 면적은 8000여㏊에 달했다. 2012년과 비교해 10배 이상 늘어난 면적이다.

해남에서는 지난해 풀무치떼가 벼와 수수 등의 농작물을 몽땅 먹어치워 20여만㎡의 농경지가 초토화되기도 했다.

친환경 농경지가 많은 시·군에서는 화학농약을 사용한 공동 방제를 전혀 할 수 없어 상대적으로 피해가 컸다. 이에 따라 인력이 고령화된 일선 농촌에서는 친환경 농사를 아예 포기하는 사례가 줄을 잇고 있다. 전남지역 친환경 농가는 2010년 9만7000가구로 최고를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3만2000여 가구로 대폭 줄었다. 친환경 농경지 면적도 9만8000㏊에서 4만2000여㏊로 감소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