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 진보인사들이 주도하는 ‘국민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새로운 정치세력의 건설을 촉구하는 모임’(약칭 국민모임)의 신당 창당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12일 서울에서 1차 국민 대토론회를 가진 것을 시작으로 전국을 순회하며 창당 계획을 홍보한 뒤 내달 말이나 3월 초쯤 신당을 발족시킬 예정이다. 이어 오는 4월 광주광역시 서구, 경기도 성남, 서울 관악 등 3곳에서 치러질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후보를 냄으로써 국회 진출을 시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진보당이 해산된 이후 진보세력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놓고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비(非)중도 진보정당’을 표방한 신당이 가시권에 들어온 것이다.
이들은 새정치민주연합을 겨냥해 ‘노동자나 영세 상인들, 자영업자들을 대변하지 못하는 정당’ ‘여당 독주를 막아 국민 생존권을 지킬 의지와 능력을 상실한 여당 2중대’ ‘서민과 중산층이 아닌 중상층(中上層)을 대변하는 정당’이라고 공격하고 있다. 새정치연합과의 차별화를 부각시키려는 의도도 있지만, 양극화 심화로 고통 받는 사회적·경제적 약자와 노동자들을 위한 진보정당을 만들겠다는 의지도 읽힌다. 기존 정당에 대한 실망감이 팽배해 있는 만큼 신당이 태동할 여건은 조성돼 있다고 하겠다. 특히 제1야당으로서의 기득권을 누려온 새정치연합은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신당의 앞길은 순탄하지 않을 것이다. 4월 국회의원 보선이 일차 관문이다. 국민모임은 광주광역시 보선 승리를 통해 야권지형이 재편되기를 기대하고 있으나 호남민심 잡기는 결코 쉬운 과제가 아니다. 무엇보다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며 유권자들을 설득하는 것이 필요하다. ‘합리적 진보’와 ‘평화생태복지국가’를 지향한다고 밝히고 있으나 모호한 상태다. 보선에서 한 석도 얻지 못할 경우 ‘포말정당’이 될 수 있다. 이념 대결을 부추기지 말고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비전과 가치를 조속히 구체화해야 한다. 현역 의원이나 명망가 영입과 창당자금 마련 등 현실적인 문제들도 간과해선 안 될 것이다.
[사설] ‘국민모임’ 구체적인 비전과 가치 보여줘야
입력 2015-01-13 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