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인분 정화해 마시자” 빌 게이츠의 원샷

입력 2015-01-13 01:59
빌 게이츠가 저개발 국가의 식수난을 해결하기 위해 자신이 투자해 만든 식수 생산 장치에서 나온 물을 시음하고 있다. 게이츠노트닷컴 캡처

[친절한 쿡기자] 을미년 벽두부터 ‘양띠’ 빌 게이츠가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습니다. 최근 개인 블로그 게이츠노트닷컴(gatesnotes.com)에 인분을 정화한 물을 마시는 동영상을 공개했기 때문입니다.

게이츠는 저개발국가에서 오염된 물을 마실 수밖에 없는 200만명에게 깨끗한 식수를 공급하는 사업을 알리기 위해 이 동영상을 제작했습니다. 사람의 배설물을 식수로 만들 수 있는 ‘옴니프로세서(omniprocessor)’라는 장치를 저개발국에 보급하겠다는 목표를 담아서입니다.

게이츠는 부인 멀린다와 함께 세운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을 통해 한 환경기업에 투자했습니다. 그리고 희망대로 배설물로 식수를 만들 수 있는 장치가 빛을 보게 됐습니다. 이 장치는 사람과 동물의 배설물을 1000도 이상 고온으로 태워 식수를 만듭니다. 게이츠가 올린 동영상은 이 장치를 소개하며 만들어진 물을 직접 마시는 장면입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유튜브에는 관련 동영상이 10여건 올랐습니다. 페이지뷰는 12일 현재 242만건이 넘습니다. 동영상마다 댓글이 수없이 달리고 있는데요. 네티즌들은 “정말로 멋진 사람. 빌 게이츠 당신은 진정한 삶의 슈퍼히어로” “어둠 속에 한 줄기 빛을 비춰준 것에 진정 감사합니다” “당신은 살아있는 진짜 영웅입니다” “당신을 믿습니다. 당신이 해나가는 일을 계속 지켜보고 싶네요”라며 환호했습니다. “삶의 최고의 시간을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사용하는 위대한 인물에 경의를 표합니다”라며 90도 각도로 고개를 숙인 이모티콘을 헌정한 사람도 있네요.

하지만 국내 네티즌들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다음 댓글이 의미심장합니다. “세상에 부자는 많지만 소수만이 부를 환원한다. 하지만 수는 적을지라도 좋은 세상을 만들고자 진정으로 노력한다.” 특히 기업인에겐 뼈 있는 말이 아닐 수 없습니다.

왜 미국에선 게이츠를 비롯해 워런 버핏, 앤드루 카네기 등 ‘기부 천사’가 끊이지 않을까요. 지난해만 해도 미국의 개인 기부자 상위 10명의 기부액은 33억 달러(3조6400억원)에 이릅니다. 최근 ‘땅콩 회항’ ‘위메프 신입사원 해고’ 등 ‘갑질 논란’이 끊이지 않는 우리 입장에선 부끄럽기만 합니다.

서정학 기자 mideu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