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묘한 시점에 일본 간 신동빈

입력 2015-01-13 01:20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미묘한 시점에 일본을 찾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12일 “신 회장이 지난 10일 오전 일본으로 출국했다”고 확인했다. 신 회장은 현재 도쿄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확한 거처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신 회장의 방문은 형인 신동주 전 부회장이 지난 8일 일본그룹의 지주회사인 롯데홀딩스 부회장에서 해임되면서 후계구도에 급변 기류가 감지된 직후 이뤄졌다. 신 전 부회장은 11일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등과 가족 모임을 갖기 위해 지난 9일 한국을 방문했으나 두 형제의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재계에서는 신 전 부회장이 사실상 경질되면서 신 회장이 일본 롯데그룹의 경영을 장악하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일본 롯데는 일단 쓰쿠다 다카유키 롯데홀딩스 사장 중심의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보이나 이 체제가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특히 신 전 부회장의 일본 부재 시점인 점을 고려하면 신 회장의 일본 내 행보가 한층 자유로울 수 있다.

이 같은 가능성에 대해 롯데는 일단 부인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신 회장의 일본 방문은 오래전부터 잡혀 있던 비즈니스 일정에 따른 것”이라며 “신 회장의 부인과 자녀 모두 일본에 머무르고 있어 평소에도 신 회장이 자주 일본을 찾았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일본 사항은 일본에서 정리하고 한국 사항은 한국에서 정리한다는 기조에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