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간) 개막한 2015 북미국제오토쇼(NAIAS·디트로이트 모터쇼)의 핵심 단어는 ‘귀환’이었다. 미국의 귀환, 크고 강한 자동차들의 귀환이 가장 눈에 띄었다. 모터쇼를 주관하는 스콧 라리쉬(Scott Lariche) 의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는 디트로이트와 자동차 산업의 부활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들도 “미국차들이 유럽차와 경쟁할 준비가 됐다”고 보도하고 있다. 미국 경제 회복이 본격화되고, 국제 유가 하락에 따른 반사이익 덕분이다. 지난해 미국 시장 자동차 판매 대수는 전년 대비 5.9% 증가한 1652만2000대로 집계됐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의 1042만대 보다 60% 가까이 늘어난 수치고, 5년 이상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2009년 파산신청 이후 주춤했던 미국차의 선두주자 제너럴 모터스(GM)는 캐딜락 CTS의 고성능 모델 CTS-V를 공개했다. 640마력, 6.2L 슈퍼차저 LT4 V8 엔진으로 무장한 고성능차다. 포드는 미국을 대표하는 머슬카 머스탱의 고성능 버전 쉘비 GT 350R과 2005년 단종됐던 신형 포드 GT를 내놓았다. 둘 다 500마력 이상의 출력을 자랑한다. 혼다는 ‘일본의 마지막 슈퍼카’로 불렸던 NSX를 10년 만에 하이브리드차로 개조해 선보였고, 렉서스도 고성능 스포츠 세단 ‘GS F’를 들고 나왔다. 독일 아우디는 대형 SUV인 Q7의 차세대 모델을 앞세웠다. 이전 모델보다 무게를 325㎏ 줄이고 유럽기준으로 연비를 26% 향상시켰다. BMW는 뉴 6시리즈의 전체 차종을 처음으로 공개했고, 스포츠카인 페라리와 마세라티, 알파로미오도 자신들의 새로운 스포츠카들을 소개했다.
진일보한 기술을 장착한 친환경차도 대거 선보였다. 이번 모터쇼의 핵심은 크고 강한 고성능차였지만, 언젠가는 유가가 오를 것이고 각국 정부의 환경과 연비 관련 규제는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자동차회사들이 친환경차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 현대·기아차는 정의선 부회장이 직접 나서 친환경차인 쏘나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를 소개했다. 최고 출력 150마력의 가솔린 엔진과 70마력의 전기모터를 장착했다. 디젤 엔진을 장착한 PHEV인 아우디의 ‘Q7 e-트론 콰트로’는 시속 100㎞ 도달에 6초를 기록했다. 현대차의 투싼, 도요타의 미라이, 혼다의 콘셉트카가 소개된 수소연료전지차(FCV) 분야도 주목받았다. GM이 2017년 상용화를 목표로 공개한 전기차 ‘볼트’는 LG화학 배터리가 사용됐으며 한 번 충전으로 320㎞를 달린다.
디트로이트=남도영 기자
[2015 디트로이트 모터쇼] 크고 강한 車들이 돌아왔다
입력 2015-01-14 01: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