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길갈에 세운 열두 돌

입력 2015-01-13 02:36

모세의 뒤를 이어 이스라엘 백성의 지도자가 된 여호수아는 약속의 땅인 가나안에 들어가기 위해 첫 번째 난관에 봉착합니다. 그것은 유유히 흐르는 요단강입니다. 하나님의 명령대로 살고,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라간다 해도 우리는 난관에 봉착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여호수아는 가나안 땅이 약속 되었으므로 요단강을 건너는 일 역시 하나님의 은혜로 건너게 될 것을 알았습니다. 왜냐하면 여호와께서 모세처럼 여호수아 자신을 백성 앞에서 큰일을 행하게 하심으로 백성들이 크게 보도록 할 것을 약속했기 때문입니다(수 3:7).

여호수아는 여호와의 말씀을 믿고 법궤를 멘 제사장들을 앞세웠습니다. 그리고 제사장들은 거침없이 요단강에 발을 디뎠습니다. 그러자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요단강의 흐름이 멈춰선 것입니다. 제사장들이 강 가운데 머무르자 강은 마른 땅이 되었고, 백성들은 그 마른 땅을 무사히 건너게 되었습니다. 마치 홍해를 건널 때처럼 기적으로 건너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며 살면 어떠한 난관도 은혜로 건널 수 있음을 보여준 것입니다. 강을 건넌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여호와께서 말씀하십니다. 열두 지파에서 열두 명을 택하여 강 가운데서 열두 개의 돌을 취하라는 겁니다. 이유는 그 돌을 가져다 세워놓고, 기념을 삼으라는 겁니다. 왜 그럴까요? 여호와 하나님께서 하신 일을 기념하기 위한 것입니다. 사람은 세월이 지나면 과거의 은혜를 잊어버립니다. 기적처럼 구원을 얻고, 기적처럼 어려운 난관을 헤쳐 나온 그 은혜의 순간을 망각해 버립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기념비를 세우라고 하신 겁니다.

오늘 본문에 보면 여호수아는 그 기념비 세우는 것을 상당히 서두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4장 19∼20절에 보면 요단강을 건넌 다음 여리고성 동쪽 경계 길갈이라는 곳에 진을 치고, 바로 그 길갈에 그 돌을 세웠습니다. 앞으로 전쟁에서 이기면 기념비를 세우겠다고 하지 않았습니다. 모든 땅을 다 차지하기까지 기다리지도 않았습니다. 아직 시작도 하지 않는 전쟁이라도 여호와 하나님의 축복으로 이기게 하실 것을 믿고 기념비를 세우는 것입니다. 여호수아는 아직 얻은 것이 없는 여리고성 경계에 바로 그 기념비를 세웁니다. 그리고 장차 후손들이 이 돌이 무엇이냐고 묻거든 “여호와께서 요단을 마른 땅 같이 건너게 했다”고 말하라고 합니다. 이것이 믿음입니다.

우리 한국교회는 약 3000명의 선교사들이 생명을 걸고 전한 복음 위에 세워졌습니다. 그들의 헌신은 마치 여호수아의 명령에 따라 법궤를 메고 흐르는 요단강에 발을 내딛는 것과 같이 믿음 있는 행동이었습니다. 우리는 그들의 헌신에서 기념비로 세울 돌들을 취해야 합니다. 그리고 지금 한국교회 가운데 세워야 합니다. 그리하여 그들의 노고와 헌신을 후대에 알려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 후손들이 한국교회가 세워지도록 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알게 되며, 그래야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여 헌신할 수 있는 믿음의 후손들이 태어날 수 있습니다.

과거를 잊어버리고 비판과 핍박의 풍파 앞에서 나약해져 가는 한국교회가 다시 뜨거운 가슴을 회복해 부흥의 역사를 다시 일으키길 소망합니다.

임영근 목사 (한국기독교문화유산보존협회 사무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