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기획] 스포츠에 무술 입힌 ‘싸움의 기술’

입력 2015-01-13 02:15 수정 2015-01-13 19:07

표도르와 크로캅, 존 존스, 김동현, 추성훈, 그리고 송가연.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종합격투기(mixed martial arts·MMA) 선수들이다. 상대를 쓰러트리고 제압하는 종합격투기에 젊은층은 열광하고 있다. 빅 경기가 열릴 경우 케이블TV 동시간대 1위는 종합격투기다. 2013년 12월 4일 열린 UFC 163 '코리안 좀비' 정찬성과 조제 알도의 페더급(65㎏이하) 챔피언 타이틀전은 평균 시청률이 4.5%였다. 특히 20대 남성에서 점유율이 30%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반인들에게 종합격투기는 생소하다. 킥복싱 같기도 하고 레슬링과도 비슷한 종합격투기가 정확히 무엇인지, 기술은 어떤 것이 있는지 알면 종합격투기를 더 잘 즐길 수 있다.

◇옥타곤과 사각의 링=종합격투기는 복싱과 레슬링, 유도 등 다양한 격투기에서 어떤 종목이 가장 센지를 가늠해 보자는 단순한 생각에서 비롯된 스포츠다. 이에 종합격투기는 ‘서로 다른 종류의 무술 간 대결’이란 뜻으로 한 때 이종(異種)격투기라 불리기도 했다.

종합격투기가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은 1993년 미국의 UFC(Ultimate Fighting Championship) 대회가 시작되고서부터다. 일본에선 킥복싱, 가라데, 쿵푸 등의 무술을 혼합한 격투 스포츠 K-1이 탄생했다. 또 1997년 프라이드 파이팅 챔피언십(프라이드 FC)도 일본에 생겨났다. 이 세 대회를 세계 3대 종합격투기 대회로 불렀다. 이후 프라이드 FC는 UFC에 흡수돼 현재 세계 최고의 종합 격투기 대회는 UFC와 K-1로 압축됐다.

UFC와 K-1의 가장 큰 차이점은 누워서 경기를 할 수 있느냐 여부다. K-1은 입식(立式) 타격만 할 수 있다. 반면 UFC는 누워서 조르기, 팔 꺾기 등도 가능하다. K-1은 펀치나 킥, 무릎차기 등 타격 기술만 할 수 있다. 상대편을 메치거나 누워서 상대에게 거는 기술은 반칙이다. 또 하나 다른 점은 K-1은 복싱처럼 사각의 링에서 경기가 열린다. UFC는 여덟 개 면으로 이뤄진 철창인 옥타곤에서 펼쳐진다.

UFC 경기는 통상적으로 3라운드로 열린다. 매 라운드 시간은 5분이다. 다만 타이틀이 걸려 있거나 마지막에 열리는 메인이벤트는 5라운드로 진행된다. 경기 결과는 다음과 같은 조건일 때 끝난다. 먼저 선수가 매트나 상대의 몸을 세 번 이상 손바닥으로 두드리거나 항복을 선언할 때 서브미션이 선언돼 경기가 종료된다. 선수가 쓰러져 의식이 없는 녹아웃 상태나 심판이 더 이상 경기를 진행할 수 없을 때 선언되는 테크니컬 녹아웃일 때도 경기가 끝난다. 한 선수가 쓰러지지 않고 서로 대등한 경기를 펼치면 심판 판정이 이뤄진다.

K-1은 원칙적으로 3분 5라운드 방식으로 진행된다. 입식 타격 종목인 만큼 스트레이트, 훅, 어퍼컷, 로킥, 하이킥 등이 주로 사용된다. 팔꿈치 공격은 허용되지 않는다.

◇종합격투기 스타=초창기 종합격투기 스타는 프라이드 FC에서 나왔다. ‘60억분의 1 사나이’ 에밀리아넨코 표도르와 ‘불꽃 하이킥’ 미르코 크로캅 모두 프라이드 FC에서 주로 활약했다. 원래 러시아 전통 무술인 삼보 선수였던 표도르는 2004년 프라이드 FC 헤비급 챔피언에 오르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지구상의 인구 60억명 중에서 최강이라는 뜻으로 ‘60억분의 1 사나이’라는 별명을 얻은 표도르는 국내 예능 프로그램에도 얼굴을 내미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크로캅은 2006년 무차별급에서 우승하며 세계 최고의 종합격투기 선수가 됐다. 그의 활약으로 국내에선 ‘하이킥’이라는 단어가 한 때 유행했다. K-1에선 레미 본야스키와 세미 슐트가 대표적인 선수다.

현재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종합격투기 대회는 UFC이며 슈퍼스타는 단연 존 존스다. UFC 라이트 헤비급 챔피언인 존스의 트위터 팔로어는 90만명에 달한다.

한국(계) 선수 중에선 김동현과 추성훈, 정찬성 등이 UFC 선수로 활약 중이다. 이들은 한국이 만든 종합격투기 대회인 로드 FC에도 출전하며 팬들을 확보하고 있다. 개그맨 윤형빈이 지난해 로드 FC에 출전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로드 FC에는 ‘미녀 파이터’ 송가연도 뛰고 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