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스공사 장석효 사장이 11일 사의를 표명했다. 장 사장은 “지난 1년여 동안 불미스러운 사건에 연루돼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현 상황에서 사장직을 계속 수행하는 것은 가스공사의 조직 발전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장 사장은 비리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지만 지난 7일 이사회에서 해임안이 부결됐다. 그러자 산업통상자원부는 장 사장에 대해 해임을 건의했고, 오는 16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해임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사표를 제출한다 해도 장 사장에 대한 해임절차는 정상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규정상 공공기관장의 해임·정직 등 징계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은 사표를 내도 수리할 수 없게 돼 있다.
장 사장의 사퇴를 계기로 세월호 참사 영향으로 주춤했던 ‘관피아’(관료+모피아)의 공공기관행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앞서 내부 승진 케이스였던 조계륭 전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과 김종신 전 한국수력원자력 사장도 비리 혐의로 낙마했다. ‘울며 겨자 먹기’로 내부 승진자를 임명하던 정부는 내심 관료 출신 임명을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올 초 코트라 신임 사장에 김재홍 전 산업부 제1차관을 임명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수십년 동안 중앙부처에서 실력을 갈고닦은 관료 출신들이 개인적인 능력 면에서는 내부 승진자보다 훨씬 뛰어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관피아와 내부 출신 중 어느 쪽이 공공기관장에 적합한지 일률적으로 말하긴 어렵다는 지적이다. 방송통신대 윤태범 행정학과 교수는 “출신 여부를 떠나 그 자리에 적합한 전문성과 리더십이 있는지 따져야 한다”며 “단편적인 몇몇 내부승진 기관장의 비리 케이스만으로 관피아가 더 낫다고 판단할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세종=이성규 윤성민 기자 zhibago@kmib.co.kr
가스公 장석효 사장 결국 백기… 공공기관장 ‘관피아’ 득세 조짐
입력 2015-01-12 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