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각지의 택시기사들이 잇따라 운행거부에 나서고 있다. 불법 운영 차량이 늘면서 벌이가 줄어든 데다 사납금까지 내고 나면 생활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중국 관영 언론들도 중국 택시의 구조적 문제점을 지적하며 당국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중국 장쑤성 난징시 택시기사 수백명은 지난 8일부터 승차거부와 시위 등 집단행동에 들어갔다. 같은 날 저장성 둥양시 택시기사들도 동참했다. 앞서 지난 4일에는 랴오닝성 선양시 택시기사들이 택시 운행을 중단한 채 집단 시위를 벌였다. 택시 운행거부에 따라 시민들의 불편도 가중돼 난징시에서는 택시기사를 구타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택시기사들이 집단행동에 나선 것은 쉬는 날 없이 일해도 먹고살 수가 없다는 이유다. 가장 큰 원인은 불법 택시의 성행이다. 기존 헤이처(黑車)로 불리는 불법 택시 외에 최근에는 ‘중국판 우버택시’ 좐처(專車)가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좐처는 디디(滴滴)택시 등의 앱을 통해 손님을 모집하고 무료 충전서비스와 음료를 제공하며 승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합법택시의 손님이 줄었지만 택시회사에 내야 하는 사납금은 요지부동이다. 난징의 택시기사 양더(가명)씨는 11일 중국청년보에 “현재 하루 300위안(약 5만원)가량 벌어 사납금 230위안을 내고 기름값과 유지비를 빼면 남는 돈이 얼마 안 된다”면서 “3년 전만해도 매월 9000위안(약 158만원)을 집에 갖다 줬지만 지금은 3000위안도 힘들다”고 말했다. 다른 택시기사 정모씨는 “2년 전 처음 택시를 몰았을 때는 그래도 한 달에 하루 이틀이라도 쉬었는데 지금은 하루도 못 쉬고 12시간 이상 일한다”면서 “그래도 생활비를 감당할 수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베이징의 경우 2011년 전까지 택시기사들의 수입은 평균임금보다 10%가량 높았지만 현재는 10% 오히려 낮아졌다.
신화통신과 인민일보 등 관영 언론들도 문제의 심각을 깨닫고 택시업종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불법 택시 단속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택시 업종의 독점구도를 타파해 택시운영을 시장의 원리에 맡겨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의 택시회사들은 독점 형태를 유지하면서 택시의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상하이 금융법률연구원 류위안쥐 연구원은 “정부가 차량 수량과 가격에 대한 통제를 완화하고 충분한 경쟁이 일어나도록 해야 한다”며 “택시업체들의 재무관리 공개 등을 통해 사납금 등을 합리적으로 인하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사납금에 우버택시까지… “못살겠다” 中 택시 연쇄파업
입력 2015-01-12 02: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