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소성을 내세우며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한정판 마케팅’이 활발하다. 한때 한정판은 고가 수입품이나 자동차의 전매특허였지만 최근에는 외식, 식음료 업계에서도 한정판 제품이 잇따라 쏟아지고 있다.
롯데리아는 지난 6일부터 50만개 한정으로 판매에 들어간 ‘라면버거’가 9일까지 20만개 넘게 팔렸다고 11일 밝혔다. 과거 한정판 제품과 달리 별다른 이벤트를 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 같은 판매 실적을 올린 것으로 준비 물량도 조기 소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패스트푸드점인 맥도날드는 지난달 햄버거를 구입하면 ‘헬로키티’ 인형을 주는 한정판 이벤트를 진행했다. 6종 인형이 전부 담긴 스페셜 컬렉션은 출시 하루 만에 매진됐다. 이후 출시한 단품들도 한 달이 되지 않아 50만개가 판매됐다. 커피 전문점 1위 스타벅스가 지난달 크리스마스 선물용으로 출시한 ‘실버카드’는 전체 1만장 한정으로 출시돼 대부분 매장에서 판매가 일찌감치 마감됐다.
시즌별 한정판 제품을 자주 출시하는 코카콜라는 매년 산타클로스와 북극곰을 디자인에 포함시킨 한정판을 출시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동계 스포츠를 즐기는 모습을 담은 ‘폴라베어 에디션’ 6종을 출시했다. 지난 1일부터는 새해 소망 글귀와 양 캐릭터가 합쳐진 라벨 디자인 18종을 선보이고 있다.
원래 한정판 마케팅은 고급 해외 패션 브랜드 등 초고가 제품을 중심으로 진행돼 왔다. 에르메스의 ‘버킨백’이 대표적으로 해당 백을 구입하기 위해선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린 후에도 몇 년을 기다려야 살 수 있다. 돈이 있어도 마음대로 살 수 없다는 희소성을 부각시켜 다른 브랜드와 차별성을 둔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외식업계는 물론이고 완구, 게임, 신발 등을 비롯해 컵라면까지 거의 모든 제품에서 한정판이 출시되고 있다. 한정판의 경우 다른 제품과 다르다는 인상을 줘 고객의 관심을 우선 받을 수 있고 단기간에 브랜드나 기업에 대한 이미지 제고 효과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초 모나미가 출시 50주년 기념으로 선보인 ‘모나미 153’ 한정판은 판매 직후 준비 물량이 소진된 후 중고 사이트에서 4∼5배 가격으로 거래될 정도로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한정판 남발로 인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포장만 살짝 바꾼 후 한정판 타이틀을 붙여 가격을 올리거나 판매 물량, 시기 등을 한정하지 않은 ‘무늬만 한정판’ 제품도 적잖이 나오고 있다. 이 경우 반짝 인기를 얻기도 하지만 장기적으론 한정판에 대한 소비자의 피로감만 높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지금 아니면 못 사요” 한정판의 유혹… 시도 때도 없이 남발 ‘무한정’ 꼼수도
입력 2015-01-12 0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