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교회(김흥규 목사)가 우리나라에 기독교의 초석을 놓은 헨리 아펜젤러(1858∼1902)의 한국 선교 130주년을 맞아 다양한 기념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내리교회는 아펜젤러가 우리나라에 첫발을 내디딘 인천 중구에 있는 한국의 모교회 중 한 곳이다.
11일 내리교회에 따르면 이 교회는 ‘내리를 빛낸 인물 130명’을 선정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아펜젤러 선교 130주년을 기념해 내리교회 역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목회자 장로 평신도 등의 활동을 정리하는 작업이다. 교회 130년 역사가 담긴 화보집과 역사책도 발간한다.
아펜젤러가 입국한 날짜이자 부활절이기도 한 4월 5일에는 소속 교단인 기독교대한감리회와 함께 대규모 기념예배를 연다. 기념예배엔 아펜젤러 후손들도 참석한다.
4월에는 또 내리교회 목회자와 평신도 30여명이 아펜젤러의 뜻을 되새기는 차원에서 초대교회가 발흥한 그리스 터키 등지로 성지순례를 떠나는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12월에는 내리교회 오케스트라가 연주 시간만 2시간40분이 넘는 헨델(1685∼1759)의 대작 ‘메시아’를 공연할 계획이다.
내리교회가 이처럼 아펜젤러 선교 130주년을 기념하는 다채로운 행사를 준비하는 것은 이 교회 역사가 아펜젤러의 선교사역에서 시작됐기 때문이다. 아펜젤러는 인천 제물포항으로 입국한 뒤 45일간 현재 내리교회가 위치한 인천 중구 일대에 머물며 복음을 전했다.
김흥규 목사는 “내리교회처럼 설립일이 불분명한 교회는 우리나라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회 성전인 제물포웨슬리예배당이 세워져 성도 약 10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입당예배를 드린 건 1901년 12월 25일이지만 교회는 입당예배 전부터 존재해 왔다. 그는 “내리교회는 130년 전 하나님께서 아펜젤러를 통해 우리나라에 뿌린 최초의 씨앗(교회)”이라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한국교회는 인천에 처음 도착했을 때 스물일곱 살이던 ‘청년’ 아펜젤러의 신심을 되새겨봐야 한다”며 “내리교회도 역사로만 조명 받는 ‘박물관 교회’가 되지 않도록 노력하며, 신앙의 순수성을 되살리는 활동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목회자·신도 등 ‘내리를 빛낸 인물 130명’ 선정한다
입력 2015-01-12 00:54 수정 2015-01-12 0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