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골프의 맏형 최경주의 안타까운 조언 “배상문, 병역문제 적극 해결했으면… ”

입력 2015-01-12 00:10 수정 2015-01-12 18:18
오는 10월 인천에서 열리는 미국과 인터내셔널팀의 골프 대항전인 프레지던츠컵에서 인터내셔널팀 수석 부단장을 맡은 최경주가 10일 서울 종로구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배상문에 대해 "병역을 기피하지 말고 적극 해결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아래 사진은 지난 9일 PGA 투어 현대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대회에 참가한 배상문이 인터뷰하고 있는 모습. AFP연합뉴스

한국 남자 프로골프의 맏형 최경주(45·SK텔레콤)가 병역 문제로 마음고생 중인 배상문(29)에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내며 병역을 기피하지 말고 적극 해결하라고 조언했다. 또 본인은 올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우승컵을 들어올리겠다는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최경주는 10일 취재진과 만나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된 것이 안타깝다”며 “그러나 내가 아는 상문이는 결코 병역을 기피하는 행동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PGA 투어에서 활약해온 배상문은 병무청의 국외여행 기간 연장 불허 통보를 받아 국외여행 기간이 지난해 12월로 끝나면서 이달 안에 국내로 들어와야 하는 상황이다. 배상문 측은 입대를 연기하고자 행정소송 등 법적 조치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미국의 한 매체가 “배상문이 (연장이 안 되면) 국내에 돌아가지 않겠다고 했다”는 오보성 보도를 해 파문이 일었다. 최경주는 바로 이 점을 지적한 것이다.

오는 15일 하와이에서 열리는 PGA 투어 소니오픈 출전을 앞두고 있는 최경주는 배상문의 상황에 대한 취재진의 의견을 물으며 자신의 일처럼 걱정했다.

“상문이는 앞으로 선수생활을 할 날이 많지 않느냐. PGA 사무국에서도 군복무 기간에도 시드를 보장해준다고 한 만큼 길게 내다보고 이번 일을 판단하는 것도 괜찮을 듯싶다”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10월 인천에서 열리는 미국과 인터내셔널팀(유럽 선수 제외)의 대항전인 프레지던츠컵에서 인터내셔널팀 수석 부단장을 맡은 최경주로서는 배상문의 이런 상황이 누구보다 아쉽다. 한국 선수 중 가장 높은 세계랭킹 83위에 자리한 배상문은 세계랭킹으로 뽑는 인터내셔널팀 10인에 들 수 있는 확률이 한국 선수 중에서 가장 높다.

“앞으로 3년 정도 투어 생활을 더 하고 싶다”고 밝힌 그는 “프레지던츠컵에서 무전기를 들고 지켜보기만 하는 것보다는 직접 뛰고 싶다”며 투지를 불태웠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승도 한 번 하고 3위 내에 여러 번 들어야 한다”면서 “하지만 45세 이후 PGA에서 우승한 예는 최근엔 없다”고 현실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최경주는 “올해는 제 마음과 컨디션이 어느 해보다 좋다”면서 “변명 같지만 최근 수년간 아이들이 부모의 손을 필요로 하는 시기라 연습도 부족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최경주는 2011년 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서 PGA 투어 통산 8승을 올린 이후 승수를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그는 왼쪽 팔등을 가리키며 “지난해에는 여기가 좋지 않아 어프로치샷이 안 좋았는데 지금은 회복되고 있다”며 “올해는 내가 좋아하는 4∼5개 대회에 집중해 국민 여러분께 기쁨을 선사하겠다”고 했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