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에 간 이식 한 GOP근무 장병

최전방에서 근무 중인 한 육군 병사가 동료 장병들의 도움을 받아 간경화로 투병 중인 아버지에게 간을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이지혁(21·사진) 일병은 강원도 인제군에 위치한 육군 3군단 12사단 최전방 일반소초(GOP) 대대에서 81㎜ 박격포 탄약수로 복무 중이다. 그는 입대 2개월 전 간경화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인 아버지 이광민(49)씨를 간병하다가 지난해 8월 입대했다.

11일 육군에 따르면 이 일병은 복무 중 부친의 건강이 악화돼 당장 간을 이식받지 않으면 생명이 위태롭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고 한다. 누나와 여동생이 있었지만, 여성보다 간이 큰 자신의 간을 이식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그는 판단했다. 휴가 중에 간이식적합성검사를 받았고, ‘적합’ 판정이 나왔다. 대대장인 장주범 중령도 간 이식 수술 소식을 듣고 적극 돕기로 방침을 정했다. 부대 차원에서 입원과 수술 일정을 배려했다.

그러나 비용이 문제였다. 지난해 11월 12일 간의 60%를 떼어내 이식하는 대수술이 있었다. 수술은 성공적이었지만 약 4500만원에 이르는 수술비가 큰 부담이었다.

결국 이 일병의 소속 대대, 연대, 사단·군단 사령부까지 나서 부족한 수술비용을 모금해 2500만원을 전달했다. 지난 8일 3군단장인 나상웅 중장이 이 일병의 누나인 지원(24)씨를 부대로 초청해 모금액을 전달했다. 지원씨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술비 걱정으로 잠을 이루기 어려웠는데 내 가족처럼 발 벗고 나서 도움을 주신 장병들에게 감사드린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