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치료 효과 없을 땐 치근단 절제술로 자연치아 살린다

입력 2015-01-13 01:03
여의도성모병원 치과센터 이태연(오른쪽) 교수가 현미경 하 미세 치근단 절제술을 시술하고 있다. 여의도성모병원 제공

신경치료를 해도 치통이 가라앉지 않아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 뿌리 주변에 염증 조직이 남아 있거나 치수로 파고들어 재발이 잦은 치근단 주위 질환이 있는 경우다. 치과의사들은 치조골이 더 녹기 전에 골치 아픈 치아를 뽑고 임플란트 시술을 하자고 권하기 일쑤다. 과연 임플란트 시술 외엔 대안이 없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여의도성모병원 치과센터 이태연 교수는 12일 “이 뿌리 주위 염증 조직을 정밀하게 다듬는 현미경하 미세 치근단 절제술로 치아를 살리는 길이 있는데 왜 자연치아를 포기하느냐”고 지적했다.

‘치근단(齒根端) 주위 질환’은 이 뿌리 쪽에 생긴 병적 이상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충치로 인해 신경조직에 염증이 생겼을 때, 세균 감염 등으로 치수(치아 내부의 혈관·신경 등으로 이루어진 조직)가 괴사할 때 잘 발생한다.

뿌리가 병들면 나무 전체가 병드는 것처럼 치아도 뿌리에 해당하는 치조골과 이를 싸고 있는 치근막(齒根膜) 등에 문제가 생기면 치아 전체의 건강이 흔들린다. 특히 음식을 씹을 때 뿌리 끝이 아프거나 몸이 피곤하면 잇몸이 붓고 아픈 경우, 잇몸에 작은 뾰루지처럼 이상 조직이 생기는 경우 치근단 주위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치근단 절제술은 치근단 주위 질환에 의해 치아 뿌리의 끝 일부를 염증 조직과 같이 긁어내는 치료법이다. 수술은 잇몸을 절개해 드러낸 치아 뿌리의 끝을 현미경으로 보며 2∼3㎜ 정도 잘라낸 뒤 세균과 염증으로 오염된 조직을 제거하고 그 속에 안전한 충전재를 넣어 치아를 보존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교수는 “현미경을 이용한 미세 치근단 절제수술을 하면 신경치료의 오류를 바로잡고 조직 절제 범위도 최소화할 수 있어 수술 후 부작용 및 재발 위험을 낮추는데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