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단계의 복잡하고 위험한 조직검사를 하지 않고 간단한 혈액검사 결과와 MRI영상만으로 심근증을 쉽게 감별할 수 있는 신 의료기술이 국내 의료진에 의해 개발됐다. 심근증은 부정맥에 의한 돌연사 위험이 있는 병이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심장내과 최의영(사진) 교수와 진단검사의학과 이경아 교수 연구팀이 혈액 중 DNA염기서열을 분석해 비후성 심근증 발병과 관련이 있는 유전자변이를 선별하고 심장MRI 영상과 비교하는 방법으로 심근조직의 건강성을 정확히 판정할 수 있는 새 진단검사법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12일 밝혔다.
지방이 쌓이는 등의 이유로 심장근육이 두꺼워지고, 심장도 커지는 비후성 심근증은 부정맥을 유발해 급사 위험을 높일 뿐 아니라 심장박동에도 부담을 줘 운동할 때 호흡곤란, 흉통, 실신 등을 일으키는 병이다.
최 교수팀은 먼저 비후성 심근증 진단을 받은 39세 여성 환자의 혈액을 채취해 중합효소연쇄반응법(PCR)으로 미토콘드리아 내 모든 DNA의 염기서열을 분석했다. 그 결과 ‘3243A>G 유전자 변이’가 심근증 발병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어 심장MRI 영상을 지도처럼 연결해 비교하는 방법으로 이 환자의 심장근육의 조직이 비정상적으로 비후된(두꺼워진) 상태라는 것도 알아냈다.
조직검사를 하지 않고도 단 두가지 검사만으로 비후성 심근증을 확진한 것이다. 지금까지 이런 심근증이 있는지 알려면 혈액검사 및 X선 촬영, 심장초음파, 심장조영술 등 다양한 검사 및 진단기술을 동원해야 했다. 아울러 심장근육을 직접 채취하는 조직검사도 필요했다.
최 교수팀은 앞으로 비후성 심근증 환자들의 심장MRI 영상에 보이는 심근조직의 특성과 혈액 내 3243A>G유전자 변이 정보를 한데 묶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방법으로 새 진단검사법을 널리 보급할 계획이다. 연구결과는 심혈관계 질환 전문 국제 학술지 ‘서큘레이션’(Circulation)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혈액검사·MRI 영상만으로 심근증 감별 새 진단법 개발
입력 2015-01-13 01: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