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여성CEO열전 보도 그 후] “사업 더 잘 풀리고 생활은 은혜로워졌습니다”

입력 2015-01-12 01:03 수정 2015-01-12 02:33

국민일보 미션라이프는 지난 한 해 동안 신앙과 열정, 탁월한 경영 능력으로 뭉친 여성 기업인 40명을 발굴해 보도했다. 이들은 본보 ‘기독여성CEO열전’ 보도로 “회사 경영 성과가 개선됐을 뿐 아니라 평소 꿈꾸던 선교비전도 실현하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성공적인 기업 경영’과 ‘소외 이웃 나눔 및 선교 활동’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이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한국조리사관직업전문학교 윤경숙(53) 이사장=윤 이사장은 지난해 3월 ‘기독여성CEO열전’에 소개된 뒤 학교를 확장했다.

“기사를 보고 저와 학교에 대해 알게 된 많은 분들로부터 따뜻한 격려를 많이 받았습니다. 다들 ‘공부에서 꿈을 찾지 못한 아이들을 잘 지도하는 게 이 학교가 해야 할 일이 아니겠느냐’고 하더군요.”

윤 이사장은 공실률이 높았던 서울 금천구의 예전 학원 건물을 매매나 임대 사업에 활용하려 했으나 보도 이후 방향을 틀었다. ‘청소년 교육훈련’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에서 지난해 10월 이곳에 두 번째 교정을 마련했다.

윤 이사장은 오는 3월쯤 서울 영등포의 학교 건물 10층에 ‘로이비전교회’를 연다. 지방에서 서울로 유학 온 기독 학생들이 그에게 ‘주일에도 예배를 드릴 수 있게 학교에 공간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해서다. 로이비전교회를 청소년과 청년 눈높이에 맞는 ‘젊은 교회’로 세워 지방에서 온 학생들이 신앙을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게 그의 목표다.

해외사업과 연계된 선교지원도 꿈꾸고 있다. 윤 이사장은 지난해 8월 교직원 20여명과 함께 정부 지원으로 중국 칭다오와 광저우를 방문해 ‘해외 한식당 종사자 교육’을 펼친 뒤 아이디어가 떠올랐다고 한다. “중국에서 한인 교회 목회자와 선교사를 여럿 만났어요. 뚜렷한 직업 없이 선교하는 이들을 도울 수 있는 프랜차이즈 등 외식사업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윤 이사장은 “올해는 중국 사업과 청소년 직업 훈련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라며 많은 이들의 기도와 성원을 부탁했다.



◇‘푸른언덕’ 김정란(54) 대표=수입 명품 도자기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그는 요새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지난해 8월 ‘기독여성CEO열전’에 소개되기 이전에는 단골손님들 위주로 판매를 했지만 기사가 나간 이후 새로운 소비자들이 두드러지게 늘어났다.

김 대표는 “기사를 보고 매장을 찾은 손님에게 쉽게 구할 수 없는 선물도 제공하고 2000여 종에 이르는 다양한 제품들을 소개하고 있다”며 “‘푸른언덕에는 세상의 모든 것들이 다 있다’는 이미지를 심어주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김 대표가 겪은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국민일보 기독여성 CEO 포럼’ 초대 회장을 맡게 된 것이다. 그는 “서로의 경륜을 나누고 여성 리더십과 기독교 가치관에 의한 사업 등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연구하는 단체”라며 “올 한 해는 어느 해보다 더 열정적으로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올해도 신앙을 바탕으로 한 경영에 힘쓸 것을 다짐했다. 그는 “찻잔 하나를 찾는 고객에게도 감사와 정을 전하는 믿음의 기업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디자인그룹한 강민서(43) 대표=강 대표는 11일 전화통화에서 기사화된 후 가장 큰 변화로 ‘작은 교회를 더 많이 돕게 된 것’을 꼽았다. 지난해 6월 ‘기독여성CEO 열전’에서 강 대표가 ‘3년 동안 경기도 하남시의 한 교회에서 주보와 전도지를 무료 제작했다’고 보도된 게 계기가 됐다. 기사가 나간 뒤 미자립교회 목회자들의 전화 문의와 방문이 계속 이어졌다. 그는 “기존 방식으로는 도저히 쏟아지는 문의에 일일이 응대할 수 없어 아예 주보나 전도지 등을 신청·판매할 수 있는 온라인 쇼핑몰을 홈페이지 내에 오픈했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성도 수 20명 미만의 작은 교회를 대상으로 1회에 한해 주보 또는 전도지 1000∼4000부를 후원한다. 2차분부터는 실비만 받는다. 보도 후 지금까지 150여 교회에 40만장을 후원했다. 강 대표는 “주보를 제작해 모아진 돈은 또 다른 작은 교회들을 후원하는 데 쓰지만 대부분 한 번 후원받는 것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그만큼 교회들이 어려운 것 아니겠는가”라고 반문하며 “최대한 교회들을 섬길 수 있는 방법을 고민 중”이라고 했다.

강 대표는 새해에 직원들과 ‘오병이어의 복이 임하는 사업장’의 미래에 대해 의견을 나누면서 이같이 말했다. “오직 하나님 한 분만 알면 됩니다. 우리의 일이 축복을 전하는 통로가 돼야 합니다. 일로 5000명의 영혼을 구원하고, 5000개 교회를 도웁시다. 선교에 올인하는 한 해가 됩시다.”



◇‘지(Game)-러닝’ 교육 콘텐츠 개발사 킹덤비지니스 박선정(41) 대표=박 대표는 보도 한 달 후인 지난해 3월 주력 제품인 ‘플러스 게임 중국어’ 개발을 완료했다. 이 게임은 십자가 모양의 틀을 활용한 중국 간체자 학습 프로그램이다. 십자가 중앙에 한 글자를 놓고 상하좌우에 관련 글자가 나오도록 만들었다. 중간에 놓인 글자를 중심으로 동시에 5개씩 학습할 수 있다.

지난해 4월에는 십자가 형태의 학습 플랫폼과 학습 방법을 특허 등록했다. 이 제품은 지난해 9월 SK텔레콤이 메모리카드에 저장해 판매를 시작한 학습 솔루션 ‘와이즈비 스마트(WISEBEE SMART)’에 내장되는 등 호응을 얻고 있다.

또 미래창조과학부가 선정한 글로벌 마케팅 지원 분야에 선정돼 2000만원을 지원받기도 했다. 회사는 이 자금으로 중국 시장을 겨냥한 번체자 학습용 어플 등을 론칭했다.

지난해 11월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 ‘지스타 2014’를 다녀온 박 대표는 이곳에서 같은 비전을 가진 이들을 만났다. 박 대표는 “성경에 나오는 이 시대의 세리와 창녀는 게임 중독자들”이라며 이들을 회복시키기 위한 성경게임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었다. 그러던 중 지스타에서 성경게임 개발을 준비하던 미국의 한 신학교 관계자들을 만났다.

그는 “본래 지스타에는 기능성 게임은 전시되지 않는데 이번에 주최 측이 기능성 게임업체 11곳을 초청했다”며 “이 관계자들을 만나도록 하나님이 길을 내신 것 같다”고 기뻐했다.



◇㈜포디랜드 양효숙(49) 대표=발명체험교구 4D프레임을 개발·판매하는 그는 “지난해 7월 국민일보에 보도된 후 여러 목사님들이 4D프레임에 관심을 보였다”면서 “4D프레임을 교회 방과후 학습교재로 활용케 하고 비즈니스 선교모델로 구체화하는 것을 놓고 기도하고 있다”고 11일 말했다. 4D프레임은 빨대(연결봉), 빨대와 빨대를 연결하는 고리(연결대)로 구성된 발명체험 교구다. 가볍고 잘 휘어지며 가위로 자를 수 있는 연결봉과 3∼8개의 발을 갖고 있는 연결대를 활용해 정다면체 등 수학적 도형은 물론 기린 코끼리 우주선 자동차 등 각종 입체 모형을 만들 수 있다.

양 대표는 “중국처럼 선교활동이 극히 제한적인 곳에는 사역이 아닌 비즈니스로 들어가야 한다”며 “4D프레임 교육사업은 적은 투자비로 빨리 정착할 수 있어 비즈니스 선교 모델로 최적”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보도 이후 그는 언론의 조명을 집중적으로 받았다. 지난해 12월 한 방송사에서 ‘국내 교구재 세계로 뻗어나가다’라는 제목으로 보도했으며 또 다른 방송사도 뉴스에서 포디랜드를 소개했다.



◇안양샘병원 명예원장 황영희(73) 아프리카 미래재단 이사장=지난해 1월 보도 이후 ‘기독 여성CEO 포럼’의 고문을 맡았다. 황 이사장은 “회원들과 스마트폰 카카오톡으로 수시로 소통하고 있다”면서 “이들과 사업적인 이야기보다 신앙으로 서로를 격려하는 내용을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회원들의 집무실에서 주 1회 기도모임을 이끌고 있다.

황 이사장은 아프리카 미래재단의 사역이 올해도 왕성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하나님께서 재단에 좋은 인재를 계속 보내주고 계신다”면서 “올해도 에이즈 및 질병 예방·퇴치 사업, 모자보건 환경개선 사업, 병원과 공과대 설립, 중환자실 간호사 파견, 의학 콘퍼런스 개최 등을 통해 질병과 빈곤으로 고통 받는 아프리카 주민들에게 희망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보도 이후 탄탄대로만 걸은 건 아니다. 본인이 몸담고 있는 병원이 환율 변화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수년간 내원을 많이 한 러시아 환자들이 최근 유가급락 등에 따른 러시아 루블화 폭락으로 급감한 것이다. 황 이사장은 “안양샘병원이 지난해 군포G샘병원을 새로 개원했는데 외국인 환자 급감 등으로 난관에 봉착하기도 했다”면서 “지금은 상황이 좀 나아져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