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모든 임원직 상실… 日 롯데그룹에 무슨일?

입력 2015-01-10 02:16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장남인 신동주(61·사진) 부회장이 일본 롯데그룹 내 주요 임원직에서 모두 해임됐다. 한국은 차남 신동빈(60) 회장이, 일본은 신 부회장이 경영을 맡아 이끌던 안정적인 균형이 깨지고 후계구도의 무게추가 신 회장으로 급격하게 쏠린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일본 롯데의 지주회사인 롯데홀딩스는 8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신 부회장을 이사직에서 해임하는 내용을 결의·승인했다. 롯데 관계자는 9일 “현재로서는 신 부회장이 해임됐다는 사실 외에 특별히 전할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신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26일 롯데 부회장, 롯데상사 부회장 겸 사장, 롯데아이스 이사에서 해임된 데 이어 이번에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도 추가로 해임됐다. 롯데그룹 내 임원직을 모두 상실한 신 부회장은 그룹 경영에서 사실상 손을 떼게 된 셈이다.

재계는 신 부회장이 사실상 경영에서 퇴진하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재계 관계자는 “실적을 중시하는 신 회장이 한국 롯데에 비해 일본 롯데의 실적이 좋지 않았던 점을 고려한 것 아니겠느냐”고 분석했다. 롯데홀딩스는 신 회장이 지분을 장악하고 있는 회사여서 이번 해임에 신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롯데홀딩스는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 롯데까지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회사로 롯데그룹의 후계구도를 완성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었다. 한국 롯데의 지주 역할을 하는 호텔롯데의 최대주주(19.07%)가 롯데홀딩스다.

재개 일각에서는 신 회장이 일본 롯데의 경영까지 이어받는 것 아니냐는 예상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한국 롯데 측은 “일본 롯데와는 아주 오래전부터 인사교류도 없는 등 별개로 경영이 이뤄지는 상황이었다”며 “어떤 배경으로 이번 인사가 이뤄졌는지 우리로서는 정확한 정보가 없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아직 지분 구조에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른 시간 내에 후계구도가 바뀌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