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취한 바비킴, 기내서 난동·승무원 성추행

입력 2015-01-10 00:20

가수 바비킴(본명 김도균·42·사진)이 기내에서 술을 마신 뒤 난동을 부리다가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조사를 받았다. 여성 승무원을 성추행·성희롱한 혐의까지 받고 있다.

바비킴은 7일 오후 4시49분 인천을 출발해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가는 대한항공 KE023편에 탑승한 직후 승무원을 불러 좌석 문제로 따졌다. 탑승 전 마일리지 포인트로 좌석을 비즈니스석으로 업그레이드했는데 왜 이코노미석으로 배정됐는지 항의했다. 그는 별다른 방법이 없자 다시 조용해졌고,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후 5시간이 지났을 때 술에 취한 바비킴은 고성을 지르면서 1시간가량 난동을 부렸다. 이 과정에서 승무원의 허리를 끌어안고 팔을 만지는 등 여러 차례 신체접촉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변 승객이 그를 말리고 승무원을 보호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바비킴은 승무원에게 “(묵는) 호텔이 어디냐” “전화번호가 몇 번이냐” 등 성적 모욕감을 느낄 수 있는 말도 했다고 한다. 바비킴은 주위 승객에게도 끊임없이 말을 걸어 불편을 느낀 일부 승객이 자리를 피하기도 했다. 승무원들은 바비킴을 점프시트(보조좌석)에 앉히고 음료를 주면서 진정시키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바비킴 소속사 측은 “바비킴이 좌석 문제로 감정이 상한 상태에서 와인을 마셨다고 한다”며 “이후 본인이 어떤 실수를 저질렀는지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시 바비킴은 휴가차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누나 집에 가는 길이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직원이 실수를 해서 좌석 업그레이드에 착오가 생긴 것은 사실”이라고 해명했다.

대한항공의 신고로 바비킴은 항공기가 샌프란시스코공항에 도착한 뒤 FBI 등 미 당국의 조사를 받았다. 대한항공 승무원 2명과 바비킴 옆자리 승객 2명도 조사받았다.

미국 시민권자인 바비킴은 재판관할권 규정에 따라 미국에서 처벌받을 수 있다. 원칙적으로는 항공기 등록국에 관할권이 있지만 기내 범죄자 소속 국가도 재판관할권을 가질 수 있다는 예외조항에 따른 것이다. 인천공항경찰대도 바비킴이 국내에 들어오면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