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는 끝났다, 55년 만의 우승 첫발

입력 2015-01-10 00:49
차두리(맨앞) 등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호주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1차전 오만과의 경기를 하루 앞둔 9일 호주 캔버라 스타디움에서 밝은 표정으로 훈련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축구대표팀을 이끄는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9일 생각에 잠긴 채 벤치에 앉아 있다. 연합뉴스
한국 축구대표팀이 2015 호주 아시안컵에서 55년 묵은 한을 풀고 아시아 최강 지위를 확보하기 위한 첫발을 내디딘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0일 오후 2시(한국시간) 호주 캔버라 스타디움에서 중동의 복병 오만과 아시안컵 A조 1차전에 들어간다. 한국은 1960년 서울 대회 이후 무려 55년 만에 아시아 정상에 도전한다.

한국은 오만, 쿠웨이트, 호주와 함께 A조에 편성됐다. 오만을 반드시 꺾어야 8강 출전권이 주어지는 조 1, 2위를 향한 길이 순탄해진다.

슈틸리케 감독은 9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55년 동안 못 이겼지만 이제 도전해야 할 때”라며 “모든 선수가 함께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좋은 경기를 하려고 한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모든 게 잘 돌아가고 있다. 여기에 12월 28일에 도착해서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을 치렀고 이기기도 했다”면서 “선수단의 사기가 높고 모두가 내일 경기에 나설 준비가 잘 돼 있다”고 대표팀 분위기를 설명했다. 이어 “(사우디아라비아 평가전) 후반전과 같은 자세로 경기한다면 내일 오만전에도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상대가 아니라 우리”라고 강조했다.

첫 단추를 잘 끼우기 위한 슈틸리케 감독의 핵심 병기로는 손흥민(23·레버쿠젠)과 이청용(27·볼턴)이 꼽힌다. 이들은 좌우 날개 공격수로 포진해 슈틸리케호의 제로톱 전술에서 전후좌우를 마구 누비는 핵심 병기로 활약할 예정이다. 공격과 수비를 연결할 중앙 미드필더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맹활약하는 기성용(26·스완지시티)이 포진해 ‘키맨’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기성용은 이번에 주장으로 선임돼 책임감이 더욱 막중하다. 기성용은 “꼭 우승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면서 “이번 대회가 한국 축구대표팀 위상을 높일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골을 터뜨린 ‘조커’ 이정협(24·상주 상무)의 활약 여부도 관전 포인트다.

오만도 중동의 복병으로서 한국전에서 ‘이변’을 연출하겠다는 각오를 내보이고 있다. 폴 르 갱 오만 축구 대표팀 감독은 “한국은 전반적으로 좋은 팀이고 우리보다 강한 상대”라면서도 “한국을 상대로 승점을 따내고 이변을 연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계할 선수로 손흥민을 지목한 르 갱 감독은 “우리는 아시안컵에 참가를 목적으로 나온 게 아니다”며 “욕심을 낼 것이고 이제 조별리그를 돌파하는 게 첫 번째 과제로 다가왔다”고 강조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