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가슴 뭉클한 화이팅… 이건희 회장 74회 생일 맞아 특별영상 방영

입력 2015-01-10 00:09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지난해 5월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 9일 74번째 생일을 병상에서 맞았지만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5조원을 넘어서는 등 주요 경영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딜라이트 홍보관을 찾은 한 외국인이 반도체 관련 동영상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9일 74번째 생일을 병상에서 맞았다. 지난해 5월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입원 중인 이 회장은 커피를 마실 정도로 상태가 좋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은 이날 이 회장의 과거 프랑크푸르트 선언 육성을 담은 특집영상을 사내방송으로 내보내며 쾌유를 기원했다. 삼성그룹 임직원들은 오전 8시부터 각 사업장 내 TV와 PC를 통해 이 회장 관련 특집방송을 약 5분 동안 시청했다. 이 회장의 생일을 맞아 그룹에서 특별히 준비한 영상이다.

영상에는 이 회장이 1993년 프랑크푸르트에서 신경영을 선포할 당시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라”고 강조한 육성도 고스란히 포함돼 있다. 또 이 회장이 과거 반도체 공장 기공식에 참석한 영상, 사업장을 방문해 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거나 악수하는 모습, 직원들과 어울려 식사하는 장면 등이 담겼다. 생생한 영상에 일부 임직원들은 눈시울을 적셨다고 한다. 동영상 끝부분에는 삼성 직원들이 출연했다. 국내를 포함해 중국, 미국 등 세계 각지에서 일하는 삼성 직원들이 동영상 메시지를 통해 이 회장의 생일을 축하하며 쾌유를 기원했다.

그룹에 따르면 삼성은 매년 이 회장 생일에 열었던 사장단 부부동반 만찬은 생략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가족들은 서울 강남구 일원로 삼성서울병원 내 이 회장 병실을 찾았다. 가족 외에는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만이 평소처럼 출근 전 병실을 방문해 이 회장의 건강상태를 살폈다. 이 회장은 현재 하루 15시간에서 19시간 눈을 뜨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거동도 많이 회복됐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이 회장이) 옆 사람의 도움으로 휠체어에 앉을 수 있고, 숟가락을 이용해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이 와병으로 장기간 자리를 비운 와중에도 삼성은 차질 없는 경영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SDS와 제일모직이 지난해 순차적으로 상장됐고, 그룹 내 방산·화학분야 계열사 4개를 한화에 매각하는 2조원 규모의 빅딜도 진해 중이다. 지난해 2, 3분기 스마트폰 실적 저하로 어닝쇼크를 기록했던 삼성전자도 4분기에는 반등에 성공하면서 3년 연속 연 매출 200조원을 달성했다.

경영 체제도 평소와 다름없이 유지하면서 일상적인 업무는 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과 계열사 경영진이 논의해 처리한다. 중요한 결정 사항은 최지성 미래전략실장이 이재용 부회장과 협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