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차익을 기대하며 사상 최대규모로 늘었던 중국계 외화 예금이 2개월째 내리막을 걸었다. 초저금리가 지속되고 있지만 환헤지 비용이 커져 기대 이익이 줄자 정기예금 재예치를 포기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9일 지난달 말 기준 거주자 외화예금 현황을 발표했다. 국내 거주자의 위안화 예금은 193억7000만 달러(약 21조2000억원)로 한 달 전보다 4억7000만 달러 줄었다. 달러화를 위안화로 바꾸는 데 드는 비용(스와프 레이트)이 늘어나면서 차익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국내 금융기관들은 스와프 방식으로 원화 자금을 달러화로 바꾸고, 달러화를 다시 위안화로 바꿔 중국계 은행에 예치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최정윤 한은 자본이동분석팀 조사역은 “차익거래 유인이 사라지면서 만기가 도래한 중국계 외은지점의 정기예금이 다시 예치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달러화 예금(360억 달러)도 위안화 예금 감소의 영향을 받아 전월보다 20억3000만 달러 줄었다. 유로화(21억2000만 달러) 엔화(23억7000만 달러) 예금도 각각 1억3000만 달러, 1억2000만 달러 감소했다.
위안화 예금은 중국계 은행과 국내 은행의 예금 금리 차이가 벌어지면서 지난해 10월 말 사상 최대치(217억 달러)를 기록했다. 2013년 10월 말 16억 달러에 그쳤던 위안화 예금 규모는 1년 동안 13.5배 커졌다. 가파른 위안화 예금 증가세는 증권사들이 이끌었다.
증권사들은 공상은행, 중국은행 등 중국계 은행의 정기예금·채권을 기초로 한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을 만들어 기관투자가나 기업을 상대로 판매했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
위안화, 환헤지 비용 실망 재예치 예금 두달째 하락
입력 2015-01-10 01:19 수정 2015-01-10 03: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