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구직자들을 울리는 부조리한 행태가 곳곳에서 목도된다. 이미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소셜커머스업체 위메프와 유명 디자이너 이상봉씨의 행태는 말할 것도 없고 영세업체에서부터 대기업과 공공기관에 이르기까지 젊은 구직자들을 착취하는 사례가 일상화되고 있다.
국내 굴지의 보험사들은 마치 정규직을 뽑는 것처럼 채용한 후 막상 증권, 보험 영업만 시키고는 결국 지쳐서 스스로 나가게 만드는 폐악을 저지르고 있다. 서울시내 몇몇 대학들은 ‘금융 아카데미’ ‘금융 네트워크’ 등의 이름을 내건 취업설명회는 불허할 정도다. 재벌 대기업까지 이 지경이니 청년 구직자들의 설 땅은 점점 좁아들고 있다.
이들의 절박함을 노려 취업을 미끼로 돈을 가로채거나, 급여용 통장이라고 속여 대포통장을 만들게 하고는 한순간에 신용불량자로 만드는 범죄까지 기승을 부린다. 최근에는 아르바이트생들에게 최저임금도 주지않는 불법도 늘고 있다고 한다. 취업 열망을 악용해 무급 또는 아주 적은 임금을 주는 것을 꼬집는 ‘열정페이’란 말이 젊은이들 사이에 회자되고 있다.
지난해 20대 실업률은 9.1%로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았다. 작년 3분기에 연체 채무조정을 신청한 20대는 전기 대비 8.4% 늘어났다. 실업에 내몰린 젊은이들이 빚에 허덕이다 결국 신용불량자가 될 위험에 노출됐음을 단적으로 드러낸 경고지표들이다.
청년 구직자들의 좌절은 개인의 기회 박탈에 그치지 않는다. 국가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우리처럼 초저출산·초고속고령화의 인구구조에서는 국가적 재앙을 초래한다.
정부는 이들의 눈물을 닦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된다. 경제정책의 최우선 순위도 청년 일자리에 맞춰져야겠다. 교육 복지 노동 등 모든 부문에서 현실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 실천에 옮겨야 한다. 청년 구직자들의 아픔이 사회적 불만으로 악화되기 전에 이들의 상처를 보듬는 데 힘을 모아야겠다.
[사설] 청년 구직자들의 눈물 닦아줘야
입력 2015-01-10 02: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