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언론사 테러] 테러범 3명은 누구… 30대 형제, 도주 중 주유소 털어

입력 2015-01-09 04:44 수정 2015-01-09 15:53

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풍자 전문 주간지 ‘샤를리 엡도’에 대한 테러를 가한 용의자 3명은 모두 프랑스 국적이며 예멘의 테러 조직과 연계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경찰은 잠적한 사이드 쿠아치(34·왼쪽 사진), 셰리프 쿠아치(32·오른쪽) 형제의 사진을 배포하고 공개수배에 나섰으며 이들의 의붓형제 또는 처남인 것으로 알려진 하미드 무라드(18)는 사건 당일 자수했다.

프랑스 일간 르파리지앵은 8일 오전 파리 북부 피카르디주 엔 지역의 주유소에서 쿠아치 형제로 추정되는 두 용의자가 음식을 훔치고 차량에 주유한 뒤 파리 방향으로 달아났다고 보도했다. 복면을 쓴 이들이 탄 차량은 샤를리 엡도 공격 후 탈취해 달아난 흰색 르노 클리오 차량과 동일했고 차량의 뒷좌석에는 소총과 로켓탄이 실려 있었다.

프랑스 일간 리베라시옹은 쿠아치 형제가 알제리 이민자에게서 태어나 고아로 자랐다고 성장배경을 보도했다. 특히 동생 셰리프는 수년 전부터 프랑스 테러 담당자들에게는 유명한 지하디스트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보도에 따르면 그들은 프랑스 서부 렌의 이슬람 개종자 가정에 입양돼 어린 시절을 보냈다. 형과 함께 파리로 이주한 셰리프는 피자배달원, 생선가게 점원 등으로 생계를 유지했다. 셰리프는 19살이던 2005년 이맘(이슬람 지도자) 파리드 베네투가 이끄는 ‘파리제19구 네트워크’에 가입해 이슬람 원리주의를 전수받고 활동하다 처음으로 체포됐다.

이후 2008년에는 이라크 반군에 무장대원을 보내는 일을 돕다가 징역 18개월을 선고받아 복역했다. 당시 법정에서 그는 이라크 수감자들이 미군에 의해 모욕적인 고문을 당하는 모습에 분노해 테러에 가담했다고 진술했다. 두 형제는 지난해 여름 시리아에서 귀국했다.

무라드는 7일 밤 11시쯤 경찰에 자수했지만 자신은 테러와 무관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 타스통신은 무라드가 사건 발생시간에 자신은 학교에 있었다고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AP통신 등은 이들이 예멘의 알카에다와 연계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목격자인 만화가 코니 레이는 “범인들이 예멘의 알카에다 출신이라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범인들의 총기 다루는 솜씨나 민첩한 움직임, 침착한 도주 장면 등을 고려할 때 고도로 훈련받은 지하디스트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마뉘엘 발스 프랑스 총리는 8일 각료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밝혀진 용의자 외에도) 여러 명이 용의선상에 올라 있다”고 밝혔다. 사법 당국 관계자는 “지난밤 검거작전을 통해 쿠아치 형제의 아내와 여동생, 매제 등 일가족 7명을 테러 관련 조사를 위해 체포됐다”고 전했다.

같은 날 파리 남부 몽루즈에서는 방탄조끼를 입은 한 남성의 총격으로 여성 경찰관 1명이 사망하고 시청 직원 한 명이 부상을 입었다. 현장을 방문한 베르나르 카즈뇌브 내무장관이 “범인은 도주했다”고 밝힌 가운데 전날 발생한 테러사건과의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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