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간) 발생한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엡도’ 테러로 편집장 스테판 샤르보니에르(47)를 비롯한 만평가 4명이 숨졌다. 이들은 만평을 통해 종교 관련 현안과 최고 권력자들을 적나라하게 비판해 왔다.
샤를리 엡도 측은 동료들의 죽음에도 불구하고 다음 주 14일 예정대로 잡지를 정상 발행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평소 4만5000부 정도를 발행해 왔으나 다음호는 100만부를 찍겠다고 예고했다.
편집장이자 만평가인 샤르보니에르는 이슬람을 희화화하는 만평을 다수 그려 자주 살해 협박에 시달려 왔다. 2012년에는 이슬람교 창시자 무함마드의 누드를 묘사한 만평을 그렸다가 이슬람 단체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제소됐다. 그는 당시 “무함마드는 내게 신성하지 않다. 나는 코란이 아니라 프랑스 법 아래에서 산다”고 말했다.
함께 희생된 장 카뷔(75)는 프랑스의 가장 유명한 만평가 중 한 사람으로 ‘르 카나르 앙셰네’ 등 많은 풍자 잡지에 만평을 그렸다. ‘프랑스 풍자만화의 기둥’으로 불리는 조르주 볼린스키(80), 베르나르 베를라크(58)도 프랑스 주류 일간지와 시사 풍자 주간지에서 오랜 기간 만평가로 활약했다.
이들의 죽음에 샤를리 엡도의 전 편집장 필리프 발(62)은 “테러리스트들은 심각한 사안에 대해 웃을 수 있게 만들어주는 사람들을 죽였다”고 비난했다. 이슬람교 풍자소설 ‘악마의 시’를 쓴 영국 작가 살만 루시디(67)는 “풍자 예술을 지키기 위해 샤를리 엡도의 편에 서겠다”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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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1-09 09: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