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세 모녀 살해’40대 家長 식음 전폐

입력 2015-01-09 04:51
‘서초 세 모녀 살인사건’ 피의자 강모(48)씨가 8일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윤강열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죄 혐의가 매우 중대하고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강씨 정신감정은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살해 동기가 명확하지 않았지만, 자존심 강한 성격상 충분히 범행을 저지를 만한 경제적 상황이었다고 판단해서다. 강씨는 검거 직후부터 사흘째 식음을 전폐하고 있다.

서울 서초경찰서 관계자는 8일 “의지가 약하고 자존심이 강해 누구에게 아쉬운 소리를 하지 못하는 등 성격적 문제가 있다면 특별한 정신이상이 아니어도 충분히 가능한 범죄”라고 말했다. 그는 “강씨가 밥을 안 먹고 가끔 커피를 타서 주면 그것만 조금씩 마시는 통에 기력이 크게 떨어졌다”고 전했다. 강씨는 “아내와 딸의 시신이 영안실에 있는데 어찌 음식이 입에 들어가겠느냐”고 말했다고 한다. 범행 현장 사진은 고개를 돌리고 쳐다보지 못했다.

의문은 수사가 진행될수록 커지고 있다. 강씨는 숨진 아내 이모(44)씨 통장에 3억원이 들어 있다고 진술했다. 게다가 은행에서 받은 주택담보대출금 5억원 중 1억3000여만원이 아직 남아 있었고, 시세 11억원대 아파트를 처분하면 대출금을 갚고도 6억∼7억원이 남는 상황이었다.

강씨는 3년 전 실직 후 별다른 구직활동을 하지 않았다. 고시원으로 출퇴근하며 주식투자에만 매달렸다. 명문 사립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외국계 회사 상무까지 지냈다.

정부경 기자 vicky@kmib.co.kr